오세훈호 100일…역대급 코로나 ‘휘청’ 기대한 부동산 ‘글쎄’

역대 최다 4차 대유행 직면…눈에 띄는 리더십 안보여

‘서울런·서울비전 2030’ 오세훈표 사업 시험대 올라

 

1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 번째로 취임 100일을 맞는 가운데 시 안팎으로 위기에 봉착하면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는 데다가 부동산 민심을 등에 업고 당선이 됐음에도 내놓은 대책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오 시장은 그간 방역과 부동산 문제에 중점을 두고 대책을 펼쳤다.

게다가 최근에는 김도식 정무부시장의 다소 과격한 발언으로 정세균 국무총리, 서울시의회 민주당 등으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제 막 조직개편과 인사를 마친 '오세훈호' 서울시가 위기에 맞닥뜨렸다는 분석과 함께, 향후 남은 임기 동안 순항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형 상생방역,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 있나…민심은 '싸늘'

오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인 '서울형 상생방역'과 재개발·재건축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주력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에 재입성하자마자 일률적으로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를 가하는 '규제방역'에서 벗어나 민생과 방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상생방역'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이에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면서 방역은 강화하되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서울형 상생방역'을 내세웠다.

하지만 자가검사키트를 상용화하는 초기 단계부터 순탄치 않았다.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우려가 쏟아졌기 때문. 식약처로부터 자가검사키트를 조건부로 허가받은 서울시는 물류센터, 콜센터, 기숙학교에 한정해 시범사업을 겨우 펼칠 수 있었다.

업종·업태별로 영업시간을 다르게 하는 등 완화된 상생방역 역시 중대본과의 긴 협의 끝에 약 두 달 만에 첫발을 뗐다. 그러나 시범 한 달도 되지 않아 '4차 대유행'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는 강동구와 마포구 지역 헬스장, 실내골프연습장을 대상으로 영업시간을 종전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고, 향후 사업 유지는 어려워졌다.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민심도 싸늘하다. 오 시장은 후보시절 "당선되면 일주일 만에 부동산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했다. 과장된 표현이었을지라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규제 완화 등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당초 기대를 충족할 만한 뚜렷한 대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오 시장이 줄곧 요구한 안전진단 기준 완화만 해도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둘의 입장차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오 시장이 압구정·여의도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을 두고서도 "개발은커녕 규제 카드를 먼저 꺼내들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오 시장은 "집값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재개발·재건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단기간에 이 같은 성과를 내는 게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여기에 최근 김도식 정무부시장이 구설에 오르면서 뭇매를 맞기도 했다. 김 부시장은 14일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방역 실패의 책임이 모두에게 있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내로남불과 국민 편가르기 말고 백신 확보에 전념하는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다 약 한 시간 반 만에 돌연 "다소 센 발언이 있어 오 시장에게 부담을 준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시 내부의 정리된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임을 감안해 달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최고위 공무원의 어처구니없는 정치행위와 경거망동'이라며 질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정작 자신의 책임인 방역문제에 다른 사람을 내세워 정부를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런·서울비전 2030' 등 오세훈표 사업 잘될까

오 시장은 오는 19일자로 과장급까지 인사를 단행하고 시정을 뒷받침할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최근 추가경정예산안도 서울시의회를 통과함으로써 '서울런' '서울형 헬스케어' 등 오 시장 공약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지만 당초 원안보다 대폭 삭감된 규모여서 정책이 얼마나 구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 시장의 취임 후 첫 시정질문에서도 이에 대한 의구심이 빗발쳤다. 특히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을 중심으로 서울런 등 오 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이 EBS 등 기존 사업과 중복된다며 무용론이 불거졌다.

오 시장은 "최우선으로 둔 공약사업 중 하나인데 임기 1년이라고, 소홀히 하는 것은 유권자의 도리가 아니"라며 "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바로 '서울런' 사업이고 사교육비를 고소득층만큼 쓰기 어려운 저소득층에게도 똑같이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향후 서울의 10년 미래를 책임질 '서울비전 2030' 수립도 막바지 단계다.

오 시장은 지난달 "서울 도시경쟁력은 세계 10위권을 넘나드는 정도였는데 지난 10년간 많이 추락했다"며 "서울시 미래의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약 두 달간 집행부, 각계 전문가가 모여 수립한 '서울비전 2030'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당초 오 시장 취임 100일에 맞춰 공개하려 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발표 시점이 미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산업과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도시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전략목표와 정책과제 등을 고민했다"며 "향후 10년을 바라본 '서울 재도약'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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