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연기론' 재부상…與 지도부 "거리두기 성과 보고 판단"

지도부는 아직 신중론…"4단계 거리두기 효과 있다면 현행대로"

대권주자들 "경선 연기 고민해야"…이재명 "당이 정하면 따른다"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이 끝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우려가 커지자 '경선 연기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지금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로는 후보들이 직접 국민을 만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고민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이 이날부터 2주간 적용되는 만큼 거리두기 성과를 보고 추후 필요하면 경선 연기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신중한 입장이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까지의 대표 입장은 2주간의 4단계 거리두기 성과를 보자는 것이며, 경선 일정 관련 논의가 필요하면 그 때 하자는 입장을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다시 전달했다"라며 "4단계 거리두기가 효과가 있다면 현행대로 가는 방향으로 갈 것이며, (다만) 성과가 전혀 없다면 논의해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지난 6월에 벌어진 '연기론'과 관련된 논의와는 달리, 이번에는 △이미 당에서 선거일을 국민에게 공지하고 1차 선거인단 모집을 완료했고 △4단계 거리두기와 백신 추가 접종에 따른 효과도 2주 안에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일단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시기의 문제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고, 방식을 바꾸는 문제로도 갈 수 있다. 어차피 이번에는 미디어 경선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말 부득이한 상황이 오면 바꿔야하지만, 그 전까지는 국민들과의 합의도 있고 아직은 시기를 재논의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유력 여권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외한 5명의 후보들은 경선 연기 필요성을 언급해 주목된다. 특히 지난 연기론이 불거졌을 때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던 후보들도 검토쪽으로 선회했다.

지난달 경선 연기론을 주장했던 정 전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선 연기 문제는) 지도부한테 물어보는 게 좋겠다"면서도 "이 문제는 지도부가 후보들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 후보들 의견을 수렴하면서 하는 것인데 요즘은 거꾸로 간다. 그런 게 없다"고 송영길 대표를 조준했다.

정 전 총리는 전날 "코로나 때문에 정말 걱정이 크다"며 "(연기론은)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할 일"이라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연기 불가피론에 힘을 실었다.

정 전 총리와 함께 지난달 경선 연기론을 주장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지금 두 가지 요구가 우리를 압박한다.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지켜드리려면 방역 지침대로 거의 전면 비대면으로 가야 된다는 이야기인데 가능한지, 그것이 국민의 관심을 모을 수 잇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 전 대표는 "우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지난 1년 반동안 전혀 경험하지 못한 강력한 방역조치"라며 "방역에 협력하고 국민에게 고통과 불편을 드리지 않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지도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경선 연기에 무게를 실었다.

김두관 의원도 이날 같은 방송에서 "저는 지난번에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방역이 잘돼 일상이 회복되는 때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했지만 당시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경선 연기에 찬성했다.

지난달 경선 연기론에 반대하며 현행 당헌당규에 명시된 날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이 연기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혀 대권주자들간 힘 겨루기 구도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방송에서 "국민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상황이라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한다"며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예전에도 경선 연기논란이 있었습니다만 그때는 당규상의 해석을 둘러싼 유불리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원칙대로 하자고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은 당규상의 해석 문제가 아니라 국민 안전, 사실상 안보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할 수 있지 않나'는 말에는 "한계가 있다. 방송 진행자와 기자, 후보자와 관련자, 선관위원들로 하면 30~40명이 한 공간에 있다. 방역당국이 어떻게 볼지 국민들이 어떻게 볼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전날 "(저는) 당대표를 지냈던 사람으로서 정치 신뢰, 정당 신뢰에 무게를 뒀다"면서도 "(지난 번에는 반대했지만) 지금 같은 (저녁) 2인 이상 집합금지가 된 상황에서 민심을 제대로 경청할 수 있는 기회가 제대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이 지사는 이날(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경선 연기는 안 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당이 정하면 따른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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