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수도권 탈출 러시?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 '인산인해'

"마스크 쓰면 괜찮지 않나" "4단계 직전 떠나 행운"

40여명 다닥다닥…지하·푸드코트 노마스크 일탈

 

"미리 잡아놓은 예약을 취소할 순 없잖아요. 마스크를 쓰면 괜찮을 것 같고요. 어차피 서울이 더 위험한 거 아닌가요"

일요일이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박모씨(30)는 "여름휴가를 맞아 대학 동창들과 함께 부산으로 바다를 보러가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찾은 김포공항은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에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 친구, 연인,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공항을 가득 메웠다. 

다들 양손 가득 캐리어와 여행용 가방 2~3개를 들고 있었고, 무더운 날씨에 맞춰 옷차림도 핫팬츠, 민소매 원피스, 크롭티, 샌들 등으로 한층 가벼워졌다. 주차장에도 차가 빼곡이 들어찼다.

이날 공항은 "코로나19 안전거리를 지켜달라" "마스크 내리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수차례 경고했지만,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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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이른 시간에도 이용객들이 몰리면서 탑승 수속을 받으려는 40여명의 시민이 바짝 붙어서 긴 줄을 이뤘다. 공항 직원들은 코로나19 안전거리를 지켜달라고 안내했지만 2m 대기선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출발 게이트에선 신분 확인을 위해 마스크를 내려야 해 감염 위험이 높아 보였다. 

지하 푸드코트와 1층 출국장 식당에도 출국 전 밥을 먹으려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다수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50대 이상 장년층 중에는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린 채 대화를 나누거나 아예 벗어버린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지하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20명 중 7명이 20분 넘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는 등 감염이 우려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하 밀폐된 공간은 환기가 잘 안 되지 않아 코로나19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주차장에 차가 가득 차 있다. © 뉴스1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다는 50대 여성 5명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지 않을 때, 2~3달 전부터 예약을 해뒀다. 제주도는 아직 5인 금지 적용이 안되고 오늘(11일)까지는 그래도 4단계는 아니니까 오히려 행운이라는 생각에 좋은 마음으로 다녀오려 한다"고 말했다. 

일행 중 1명인 김모씨(50대)는 "서울이든 제주도든 위험한 건 다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되는 것 아닌가. 정부가 규제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 치사율도 낮아지고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부산 여행을 앞둔 박씨(30)도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 박씨는 "계속 변이가 나올텐데 이번 여름에 취소하면 영영 가지 못할 것 같아 가게 됐다"면서 "수수료를 취소할 돈도 없다. 무섭긴 하지만 걸려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젊은층은 코로나19 증상이 가볍다고 뉴스에 많이 나오던데…"라고 출발 게이트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남편, 딸과 사위, 손주 2명와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는 이모씨(50대 후반)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져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백신을 다 맞아 조심스럽게 다녀오려 한다. 기내에서도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씨는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을까요'라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200~1300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행객 수는 오히려 증가세 추세다. 전날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1~8일 김포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의 하루 평균 여객 수는 19만206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일 확진자 규모가 40~60명였던 작년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여객 수 15만5901명보다 약 23% 늘어난 규모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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