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싸다?…서울 중저가 소형 아파트서 2030 '패닉 바잉' 조짐

매물 품귀 현상에 '대기자 리스트'까지 등장
"나아질 여지 안 보여…지금이라도 매수" 조언도
 
서울 소형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에서 2030 청년층의 '패닉바잉'(공황매수)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수 대기 리스트'까지 돌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이 가속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규제와 공급 확대 대책에도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불안감에 '내 집 마련' 심리가 재확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의 전용 59㎡ 아파트값이 평균 10억원을 돌파했다. 자치구별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0억원을 넘어섰다.

이들 지역에서도 9억원대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10억원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강남과 일부 강북 지역에서는 아예 대출금지선인 15억원을 돌파한 거래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물만 나오면 매수하겠다'는 매수 대기자 리스트까지 돈다. 강서구 가양동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을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없어서 상담을 못 하는 상황"이라며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저평가된 중저가 단지에 대한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공인중개업소마다 대기자 리스트가 있다"면서 "(매수를 희망하는 사람 중) 강서구가 아닌 다른 곳에 살던 분들이 절반 이상"이라고 했다.

노원구 상계 주공 단지 인근 C 공인중개업소 대표도 "매물도 많고 사겠다는 사람도 많다"며 "최근까지 '고점'이라는 인식 때문에 시장이 소강상태였는데, 다른 지역이 너무 오르면서 다시 연락해오는 매수자들이 꽤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 News1 유승관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계속된 집값 상승세에 2030 젊은 세대 매수자들의 불안 심리가 자극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아니면 내 집 마련이 힘들다는 심리가 확산하는 데다 하반기 전세 대란까지 예고되면서 실수요자가 매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물건별, 지역별 키 맞추기가 계속 지속하면서 서울 중저가 소형 아파트에 2030의 패닉바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수도권,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어지는 집값 상승세가 도로 서울로 회귀하는 악순환이 여러 차례 지속하면서 '그나마 싼 중저가 소형 아파트라도 사놓아야 한다'는 심리가 자극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전·월세 시장이라도 안정돼있었다면 과도한 거품이 낀 가격에 굳이 매수하려는 수요층이 적을 텐데, 전세 시장 전망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차라리 매수하자'는 심리는 더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예 지금이라도 집을 살 수 있다면 사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하반기에도 시장의 구도가 달라질 여지가 없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차라리 지금이라도 '똘똘한 한 채'를 사두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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