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에 고개드는 갭투자…"미래 수요·단기 차익 기대"

"초기자본 부족한 서울 무주택자, 갭투자로 내 집 마련 나서"

지방선 중소도시 중심 소액 단기투자 多…"묻지마 투자 유의"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에서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두려는 수요자들이, 지방에서는 소액 투자로 단기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모여 갭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이 전세 매물은 2만254건으로 한 달 전(2만1650건)에 비해 6.5%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말(3월31일)과 비교하면 2만3616건에서 14.23% 감소한 수준이다.

신규 입주 부족과 임대차3법 본격화 등 이유로 전세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셋값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3.2로 전월 대비 1.19% 상승했다. 전국이 100선을 웃돌았고 서울이 120으로 가장 높았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전셋값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값과의 격차가 줄면서 갭투자도 성행할 조짐을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셋값이 높은 만큼 대출을 덜 받아도 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 등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갭투자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울은 지방과 달리 전세가율이 60% 내외로 낮은 편이라 소액 갭투자가 기승을 부리긴 어렵다. 하지만 매매가격이 더 오르기 전 미리 집을 사두려는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방식으로 갭투자로 넘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초기 자본이 부족한 무주택자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젊은 층 문의가 꽤 있다"며 "집값이 오르니 투자 목적도 있겠지만, 일단 집을 사두고 천천히 갚아 들어오겠단 이야기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최근 3개월간 이뤄진 노원구 갭투자 매물 43건의 경우 갭(매매값과 전셋값)은 5100만원에서 6억5000만원까지 다양했다.

서울 내 최근 3개월 갭 투자 매매 증가 지역은 △강동구(48건) △서초구(48건) △노원구(43건) △강남구(29건) 순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들 지역은 서울 중에도 학군 등 정주 환경이 우수한 곳으로, 향후 실거주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에서도 갭투자가 성행하고 있다. 최근 3개월 전국에서 갭 투자 거래 증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남 김해시(156건)다. 그 뒤로는 △경북 구미시(144건) △경기 평택시(143건) △경기 화성시(123건)였다. 지방은 전세가율이 80~90%인 곳도 많아 1000만~2000만원으로도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곳도 많다. 일부 매물은 전셋값이 매맷값을 넘는 '마이너스 갭'이었다.

이렇다 보니 지방에서는 실거주보다는 투자 목적의 갭투자가 다수 이뤄진다는 전언이다. 주택 수 산정에도 빠지고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미적용 대상인 공시가격 1억원 미만의 아파트가 주요 타깃이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갭투자에 나서면서, 일부 부동산 스터디 등에서는 투자자들끼리 버스를 대절해 지방 임장을 다니고 단체로 계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전셋값 상승 기대감이 계속되면서 갭투자 과열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이달부터 담보인정비율(LTV)이 완화되면서 6억 이하 주택의 매수세 상승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투자 지역에 대한 이해 없이 섣불리 묻지마 투자에 나선다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며 "조정이 오면 갭투자자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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