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복구도 안됐는데"…물난리 겪은 구례 주민들 '불안'

'지각 장마'가 본격 시작되면서 지난해 수해를 겪은 전남 구례군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구례는 지난해 섬진강 범람으로 구례읍 시가지가 물에 잠기며 가옥과 상가, 농경지 침수피해가 막대했다. 이재민이 1149명 발생했고, 재산피해도 1807억원으로 집계될 정도였다.

특히 섬진강변의 구례읍 양정마을은 그 피해가 가장 큰 곳이다. 제방이 붕괴되면서 쏟아져 들어온 강물에 마을 주택과 비닐하우스 등이 형체도 없이 사라졌고, 애지중지 기르던 한우와 돼지 등 가축들도 떠내려가거나 폐사했다.

이 마을 전체 250여 가구 중 100여 가구가 수해를 입었고, 1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가구가 10여가구에 이른다.

10여 가구 중 이동 조립식 주택에서 여전히 7가구가 생활하고 있고, 나머지 4가구 정도는 다른 사람의 집에서 셋방살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민도 여전히 울상이다. 보험을 들어놨지만 비닐하우스가 정상 복구돼야 보험 처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이 농민의 이웃 주민은 "보험을 든 것은 사고 때 보상을 받으려고 한 것인 만큼 피해가 있으면 바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수해로 살림이 거덜 난 주민들에게 정상 복구를 마치고 보험금을 청구하라고 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이처럼 아직 복구도 덜 된 상태에서 다시 큰 비를 동반한 장마가 시작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용주 양정마을 이장(57)은 "장마가 오기 전인 6월 중순쯤, 잠깐 집중호우가 내릴 때에도 마을 주민들이 지난해의 트라우마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며 "이번 장마는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진 것 없는 주민들은 수해로 재기의 의욕마저 잃어버렸다"며 "정부는 섬진강댐 방류 등 물관리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 주민에 대한 배상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광주기상청은 저기압에서 고온의 수증기가 정체전선으로 유입되면서 3일부터 4일 오전 9시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생성된 비구름대가 시간당 40㎞의 속도로 북동진하면서 광주·전남 전 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리것으로 전망했으며, 호우특보도 확대 발표할 예정이다. 예상강수량은 광주·전남 50~100㎜(많은 곳 150㎜)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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