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 인맥' 수산업자…'교도소 동기' 기자출신 정치인이 '출발점'

현직 부장검사와 경찰 간부, 전·현직 언론인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수산업자 김모씨(43)가 유력 인사들에게 줄을 댄 건 언론인 출신 정치인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이 정치인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2016년 사기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김씨는 안동교도소에 같은 기간 수감된 언론인 출신 정치인 A씨와 친분을 쌓았다.

A씨는 10년 이상 기자로 일하다 정당에 들어가 일을 했고, 2016년에는 경북 지역 총선 예비후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 사립대 교수 등을 지내며 다양한 분야의 인맥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1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뒤 A씨로부터 김무성 전 의원 등 정치인을 포함해 부장검사 등 유력 인사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평소 자신을 1000억원대 유산을 상속받은 재력가·사회활동가로 꾸며 정계·언론계 등 인맥을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씨는 주변에 재력가처럼 보이기 위해 슈퍼카 20대를 렌트하고 경북 포항에 어선 수십척과 건물 등을 보유한 것처럼 꾸몄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김씨는 철두철미하게 주변인들을 속여 정계·언론계 인사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지난해 한 생활체육단체 회장으로 취임했을 때는 여야 인사들이 축사를 보냈다고 한다. 취임식에는 김씨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TV조선의 엄성섭 앵커도 참석했다.

이 전 논설위원은 야당의 당 대표를 지낸 거물급 인사의 소개로 A씨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지낸 이 전 논설위원에게 고가의 골프채를, 엄 앵커에겐 수차례 접대와 함께 고급 중고차를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오징어를 선상에서 급랭시킨 이른바 '선동 오징어' 매매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불려주겠다"며 A씨와 김무성 전 의원의 형 등 7명에게 11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20회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17억4800여만원을 A씨에게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의원 형을 상대로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34회에 걸쳐 86억49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모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 전 논설위원, 엄 앵커, 포항 남부경찰서장 C씨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부장검사에게 IWC 시계와 굴비 등 고가의 식품, 자녀 학원비 등 2000만~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김씨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찰은 이 부장검사가 김씨에게 "고맙다"고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부장검사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압수수색 전 해당 부장검사는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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