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전기차 생산 속도조절 나서나…"기술투자에 무게"

美 상원, 전기차 보조금 예산안서 제외…"현지 생산 급하지 않아"

현대차, 자율주행·UAM 등 기술투자 늘어날 가능성↑

 

현대차그룹이 미국 투자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애초 현지 전기차 공장 증설에 무게를 뒀지만, 속도조절 가능성이 커졌다. 대신 기술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과 생산 설비 확충 등을 위해 74억 달러(약 8조1417억원)를 투자한다.

'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발맞춘 결정이다.

특히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기아는 'EV 6'를 미국 현지서 생산해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지 생산이 판매에도 유리하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4%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상원의 1100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 예산안에서 전기차 직접 보조금 1000억 달러(약 113조원)가 빠지면서 제동이 걸렸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보조금을 활용해 현지 생산 전기차 가격을 인하해줄 계획이었다.

전기차 직접 보조금을 제외하면 수출이나 현지 생산이나 보조금에 따른 가격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공장 증설이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봤다. 전기차 전용 공장 증설에 서둘러 나서기보다는 기존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을 점진적으로 EV 공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추후 미 상원 협의과정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포함될 수 있지만, 제외된다면 현지 생산이 급하지 않다"며 "2025년까지 투자하기로 한 만큼 그사이 공장 증설 시점이 다소 조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기술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봤다. 도심 항공 교통(UAM)과 자율주행,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이미 2019년 액티브(Aptiv)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달 "도심 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 수소 트램, 수소 선박 등 다양하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며 "단순한 자동차 기업 그 이상이 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미래 모빌리티 확장을 위해서는 기술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추가 투자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투자는 공장 증설보다 기술 투자에 집중되고 있다"며 "2030년 로봇, UAM의 매출을 그룹 매출의 50% 비중으로 확대하기 위해 자동차 공장 증설보다 기술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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