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號 출범 3년 후 확 달라진 LG…스마트폰 접고 미래차 '올인'

스마트폰 등 10여개 사업 청산하고 배터리·OLED 등 성장사업 투자 강화

LG전자·화학·유플러스·생건 등 역대 분기 최대 실적, '선택과 집중' 결실

 

'선택과 집중'

오는 29일이면 구광모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LG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LG그룹을 이끈지 꼭 3년이 된다.

2018년 당시 만 40세 나이에 LG그룹의 4세 경영 시대를 연 구 회장은 지난 3년간 부진한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성장 사업에는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뉴LG'를 추구해왔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이 줄줄이 올해 1분기에 역대 최대급 실적을 기록, 선택과 집중을 통한 변화가 결실을 맺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8조8095억원, 영업이익 1조516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7%, 영업이익은 39.1%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주줌했던 경기 회복세와 보복 소비 등에 힘입어 생활가전과 TV 등이 선전한데다, LG전자가 미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장사업부문인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가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한 1조89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오는 7월1일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나'와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키며 전장사업을 더욱 강화한다.

여기에 더해 LG전자는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누적 영업적자만 5조원이 넘는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지난 4월 결정했다. 한때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까지 올랐고 26년간 이어온 휴대전화 사업에서 과감하게 철수하는 것으로, 미래차 관련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LG전자는 마그나와의 합작법인 설립 이전에도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 인수하고, 올해 1월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설립하는 합작사(조인트벤처·JV) 알루토를 출범시키는 등 미래차 사업을 착실히 준비해 왔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52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LG디스플레이는 361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었다. 특히 LG가 성장사업으로 판단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수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판매호조를 이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TV 패널 생산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80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도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조6503억원, 영업이익 1조4081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LG화학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LG화학의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부분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실적을 견인했고, 배터리 사업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 첨단소재 부문도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며 힘을 보탰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를 앞세워 매출 4조2541억원, 영업이익 3412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 GM과 조인트벤처(J V)와 단독 투자를 등을 통해 2023년까지 미국에서만 6조원 이상 투자,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 LG유플러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역대 분기 최대인 275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LG생활건강은 연결기준 매출 1조1585억원, 영업이익 370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 동참했다. LG유플러스는 미래 주력 사업으로 투자해 온 5G 가입자가 지난해 동기 대비 129.2% 증가하며 실적 향상에 기여했고, LG생활건강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해외에서 판매 호조를 보인 화장품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25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구광모 LG 대표가 2018년 9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 담당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제공) 2018.9.13/뉴스1


이 같은 주력 계열사들의 호실적은 구 회장이 총수에 오른 뒤 추진해 온 선택과 집중에 따라 추진해 온 과감한 결단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구 회장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해 온 LG퓨어셀시스템즈를 청산한 것을 시작으로 수처리 관리회사인 하이엔텍, 환경시설 시공회사인 LG히타치워터솔루션을 매각하는 등 성과가 좋지 못하거나 발전 가능성이 낮은 10여개 사업을 정리하며 그룹의 역량을 핵심 사업에 집중해왔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LG 정기주총을 통해 "주력사업은 지속성 있는 고객 기반을 쌓아 사업 가치를 높이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고, 성장사업은 핵심 경쟁력을 조기 확보해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경영전략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LG를 인적분할해 설립한 신규 지주회사 ㈜LX홀딩스(LX Holdings)가 지난 5월 공식 출범하면서 회사 분할에 따른 사업 재편도 마무리 단계다. 상사, 하우시스, 실리콘웍스, MMA, 판토스가 구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이끄는 LX그룹 산하로 편입되면서 LG는 기존 주력사업인 전자, 배터리, 통신 등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구 회장 취임 후 눈에 띄는 변화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해 만든 벤처캐피탈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2018년 출범 이후 AI/모빌리티 등 30여개 스타트업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LG그룹 구성원들은 구 회장 취임 이후 임직원들의 새로운 시도나 의미 있는 도전을 응원하는 문화가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한다. 구광모 대표는 올해 1월 신년사에서 "기존의 틀과 방식을 넘는 새로운 시도가 작지만 중요한 차이를 만들고, 비로소 고객 감동을 완성한다"고 강조했고, 지난해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았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과감하게 도전하지 않는 것이 실패"라며 "과감한 도전의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LG그룹은 국내 여느 기업보다 목표 설정을 명확히 하고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다"라며 "LG그룹이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 전장, 미래차 배터리, 5G 등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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