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에 충실하셨던 분…우리를 변하게 해” …울먹인 동료 소방대원

광주소방서 한재철 팀장 “대장님 안에 계시는데 못 들어가는 상황 무기력했다”


“대장님이 안에 계시는데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 무기력하고 초라했다. 1분, 1초가 흐르는 상황이 두렵기만 했다”

지난 17일 발생한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인명검색을 위해 내부로 들어갔던 고(故) 김동식(52) 광주소방서 소방구조대장의 동료인 한재철 구조3팀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당시 비번이어서 당일 오후 3시쯤 현장에 도착했는데 현장에 와서야 김동식 대장의 고립 소식을 들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장님께서 많은 현장경험을 하셨음에도 초심과 원칙을 잃지 않으셨다. 원칙을 가지고 있다보니 처음에는 거부 반응을 조금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원칙이) 얼마나 따르기가 쉬운지 느꼈다”고 회상했다.

한재철 팀장은 한 달 전 고 김동식 대장과 사무실에서 짤막하게 대화를 나눴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1년 3~4개월 (같이) 근무하면서 대장님을 고지식한 분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원칙적인 분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사고방식이 구조대에 오래 근무한 나의 생각마저 바뀌게 했다. 시간이 지나보니 제가 대장님 생각에 따라가는 것을 보고 '대장님이 변할 거 같았는데 제가 변했습니다' 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밤, 대장님께서 ‘내가 너를 잘 몰랐던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소통하자’고 짤막하게 문자를 보내셨는데 서로 이해하고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회고 했다.

그는 심경을 묻는 질문에 한동안 말문을 잇지 못하다 수차례 울먹이며 “대장님께서 그날 ‘원칙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온갖 루머와 시기가 생긴다’는 말을 전하셨다”며 “이순신 장군의 평판처럼 많은 시간이 자나면 대장님이 (지켜왔던)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밝혔다.  

고 김동식 구조대장은 쿠팡 덕평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한지 6시간 가량 뒤인 지난 17일 오전 11시 20분께 인명 검색을 위해 동료 대원 4명과 함께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날 오전 8시19분께 초진됐던 불이 재 발화하자 맨 마지막에 남아 동료 대원들의 탈출을 돕다 끝내 나오지 못했다.  

김 대장은 고립 47시간 만에 이뤄진 수색재개 작업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빈소는 경기 하남시 하남마루공원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20일까지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21일 오전 9시30분 광주시민체육공원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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