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리 오른다는데...."집값은 안 꺾인다"

전문가들 "기준금리 1회 올라도 '저금리 기조' 급변 안해"

"부동산 공급 부족 상황…집값 당분간 상승 가능성 무게"

 

모든 시중 금리의 기준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올 하반기 오를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지만 가파른 집값 상승세가 꺾일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연 0.50%의 기준금리가 올 하반기 소폭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집값에는 단순히 금리뿐만 아니라 부동산 정책과 경기, 수급 상황이 '고차 방정식'으로 맞물려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집값은 2019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21개월 연속으로 올랐다. 수도권은 2019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22개월, 서울은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 연속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가파른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향후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도 여전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4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지수가 100보다 크면 1년 후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가구수가 내릴 것으로 응답한 가구수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보다 작은 경우엔 그 반대를 나타낸다.

앞서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해 12월 1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1월 130 △2월 129 △3월 124 △4월 122로 내리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5월 124로 소폭 반등했다. 지난해 12월에 비하면 덜하지만 1년 후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의 한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1년여간 가계대출 급증 및 실물·주택가격의 괴리 차원에서 금융불균형이 누적되어 왔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며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낮은 금리를 감안하더라도 소득에 대비해 과도한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잠재적 매수자들은 실물·주택가격의 괴리 현상이 오래 지속될 수 없음은 물론이고, 현재와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한없이 지속되지도 않을 것임에 유의해야 한다"며 "주택가격의 '오버슈팅'(overshooting)은 매수심리의 조정에 의해 점진적으로 해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초저금리 기조를 토대로 부동산 시장이 크게 과열된 상황 속에서 경기 회복이 진행되자 한은이 '매파'(통화 긴축론자) 색채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 창립 제71주년 기념사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추진할 한은의 역점 사항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꼽기도 했다. 지난해 5월부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현행 연 0.50%의 기준금리를 올 하반기부터는 전격 인상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마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2023년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전망에 비해 1년가량 빨라진 것이다. 

.(뉴스1 DB)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금리가 상승해 원리금 부담이 커지고 부동산 투자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이같이 단순한 '공식'을 대입하기란 역부족이라고 평가한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준금리는 0.75%포인트(p) 떨어져 연 0.50%를 유지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 여기에서 0.25%포인트(p) 소폭 오른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저금리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시중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서서히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기준금리가 1회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은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과 경기, 수급 상황이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부동산 시장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며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서 올 하반기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 같다"며 "올 하반기 집값 상승 가능성에 훨씬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의 변수가 많다보니 올 하반기 전망을 내놓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같다"면서도 "이러한 과열 국면이 지속될수록 부동산 가격 하락 리스크는 높아지고, 그에 따른 정부 정책의 강도 역시 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변수가 맞물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탓에 올 하반기 시장에 대해 전망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으로 인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고, 한국의 수출 역시 호조를 나타내며 경제성장률 전망이 낙관적인 환경에서 금리인상이 지속된다면 집값은 오히려 상승세가 지속될 수도 있다"며 "반대로 기준금리를 올린 뒤 경제 상황이 악화된다면 부동산 시장의 하방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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