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뜻'이면 사찰 앞 찬송가·방화 괜찮나?…'종교 혐오' 어디까지?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친 개신교인들의 행위를 중심으로 종교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른바 '종교 혐오'로 타 종교를 해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종교인들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라는 입법 형태로 국민의식을 변하게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5일 종교계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직원(종무원)들은 5월1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경내에서 진행 중이던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방해한 개신교인들에 대한 고소장을 지난 2일 종로경찰서에 접수했다.

조계종에 따르면 이날 개신교인 10여명은 조계사 앞에서 "하나님 뜻을 전파하러 왔다"고 외치며 손팻말을 들고 약 5시간 동안 찬송가를 불렀다. 확성기 등을 통해 고성방가로 예불 및 설교를 방해했으며, 마찰로 인해 한때 몸싸움도 발생했다.

일부 종교인들의 종교 혐오·차별 행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기 남양주 천마산에 있는 수진사 일부 건물이 개신교 신자인 40대 여성의 방화로 불탔고, 2016년에는 경북 김천에서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60대 남성에 의해 성당 성모상과 사찰 불상 등이 훼손됐다. 이외에도 여러 종교 간 갈등 사건이 발생해오고 있다.

교계 전문가들은 이런 종교 혐오 행위가 일반적인 종교인들 가운데 발생하는 일은 아니지만 스스로 정화하려고 노력해서 일부의 사례가 발생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과거보다 자신의 종교가 아닌 타 종교에 대한 포용력이 높아진 건 맞지만 여전히 일부 과격한 입장을 표하는 종교인들이 해당 종교를 '과잉 대표'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성돈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교회 중심의 개신교는 종교적 특성상 일반된, 하나의 입장이 없다"며 "일반적으로 타 종교를 배척하지 않는 정서를 가지고 있지만 일부 과격한 분들에 의해 이뤄지는 문제가 통제되지 않고, 잘못했다며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란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교계 윗분들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결단을 내려줘도 밑에서는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도 나타난다"며 "특히 최근 유튜브 등 매체가 다양해지다 보니 새로운 세력이 형성돼 통제에서 벗어나면서 과격한 분들이 개신교를 '과잉 대표'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자정 여론을 만들어 바뀌어야 최근 종교 간에 벌어진 문제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병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처장도 일부 과격 세력이 한 종교를 대표하는 상황이 된 점을 우려했다. 그는 "일부 과대 대표되는 분들이 사회적인 핸들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결국 성소수자 문제나 반공 문제 등으로 대표되는 종교를 넘어선 사회적 갈등까지도 발생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이런 문제는 사회적·도덕적인 점을 넘어 입법을 통한 강제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 사무처장은 "우리 사회의 차별로 인해 불편을 겪게 되는 점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면 국민인식이나 수준이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를 촉구했다.

또한 그는 "입법을 하는 정치인들이 사회적 의제에 대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과감하게 목소리를 내는 모습으로 변해야 한다"며 "각 종교 신도들이 개혁적으로 접근해 기득권적 구태에 매몰된 종교인들을 질타해 변화토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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