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기 전 밀어내자…지방 미분양 우려에 분양 서두르는 건설업계

'공급 급증' 대구 분양시장, 무순위 청약서도 미분양

대구發 미분양 지방 확산 촉각…분양 경기 악화 전 일정 재촉

 

지방 분양시장의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분양을 앞둔 건설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당장 분양 경기가 급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일정을 미루기보다는 서두르는 분위기다.


3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1만5798가구다. 3월보다 3.5%(528가구) 증가한 수준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것은 2019년 7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2019년 7월(6만2741가구)에서 올해 3월(1만5270가구)까지 21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분양 물량은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대구는 미분양 물량이 3월 말 153가구에서 4월 말 897가구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 밖에 부산(52가구), 광주(31가구) 등 대전을 제외한 모든 광역시의 미분양 물량이 늘었다.

대구 미분양이 폭증한 것은 공급 여파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예정)까지 대구 아파트 분양 물량은 9만여 가구에 달한다. 넘치는 내 집 마련 수요에 연간 3만가구 안팎의 공급이 이뤄진 것이다.

이 같은 공급은 최근 미분양 급증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지난 4~5월 전국 무순위 청약 단지 18곳 중 11곳이 대구에서 나왔다. 무순위 청약은 본 청약에서 미달하거나 계약 취소 물량에 대해 진행한다. 지난 4월 분양한 '동대구역 엘크루 에비뉴원'은 전체 가구 수(191가구)의 77.5%에 달하는 148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특히 일부 단지는 무순위 청약에서마저 미달 사태가 나왔다. 무순위 청약은 '줍줍'으로 불리며 지역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는 무순위 청약 696가구 중 524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대구에서 나타난 미분양 사태에 건설업계는 긴장하는 모양새다.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면서 분양 시기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대구 분양을 앞둔 A 건설사는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공급 과잉에 따른 시장 침체가 본격화하기 전에 물량을 털어내겠다는 계획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예정보다 시기를 앞당길 수 있으면 더 빨리 (분양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당장 시황이 급격하게 바뀌진 않겠지만, (분양을) 늦출수록 리스크(위험)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는 대구 미분양 우려가 지방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대형건설사는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지방 분양시장 공급을 늘렸다. 광역시는 물론 지방 중소도시까지 진출했다.

B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분양 물량은 예년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물량) 증가분 상당수가 지방 물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방 시장은 부침이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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