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 고민하던 韓…P4G 글로벌 협력으로 외교력 '각인'

미중, 회원국 아닌데도 동참…'서울선언문' 채택도 함께해

정의용 "'석탄 의존도 하향 권유' 中동참, 매우 의미 있어"

 

미중 패권 경쟁 속 '전략적 모호성'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기후협력 분야에서 우리의 외교적 공간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개최한 최초의 기후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인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를 통해서다.

기후변화 분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중국과의 협력 분야로 강조해오던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외교·안보·기술·인권 등 미국과의 갈등 분야와는 무관하게 기후변화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히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기후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더불어 세계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련의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이번 P4G 정상회의에 미국과 중국이 회원국이 아님에도 동참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참고로 현재 P4G 회원국은 한국과 덴마크, 네덜란드, 에티오피아, 케냐, 남아프리카 공화국,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등 12개국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우즈베키스탄이 P4G 회원 가입을 명시적으로 표명했다.

정부는 아울러 이번 P4G 정상회의를 통해 기후행동 의지를 결집해 채택한 '서울선언문'에 미국과 중국이 함께 했다는 부분에도 특별히 의미를 두고 있다.

서울선언문은 △녹색회복을 통한 코로나19 극복 △지구온도 상승 1.5도 이내 억제 지향 △탈석탄을 향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 △해양플라스틱 대응 △각 나라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정부합동브리핑실에서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결과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1.6.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일 'P4G 정상회의 사후 브리핑'에서 "서울선언문 내용에 '석탄발전 의존도 하향 권유'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중국이 동참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또한 "미중 두 나라가 이번 P4G 정상회의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의지 결집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P4G 정상회의를 통해 우리 정부가 개발도상국들이 기후행동 협력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가교'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한 점도 의미고 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 다른 경제·사회적 여건을 이해하며 연대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선진국들이 지원을 늘려 개도국의 부담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우리나라가 미중 갈등의 여파가 미치지 않는 환경과 기후 어젠다를 이른바 '동료국가'(like-minded country)들과 끌고 가는 프레임을 조성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이 같은 어젠다 세팅은 탄소 배출국 1, 2위인 중국과 미국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임을 감한할 때도 긍정적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미국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게 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과거부터 공화당 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국도 일종의 '공공재' 측면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핵심 국가인 미중의 현 상황 속에서 한국과 '제3지대' 국가들이 기후변화 이슈를 더 끌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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