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5·18 당시, 전두환 앞에서 최규하는 무력했다"

"신군부 앞 최규하는 무력했다"…美대사관, 5·18 전날 국무부 보고

美국무부, 5·18 자료 추가 공개…美, 비상계엄확대 정황 파악

美대사-전두환 면담 놓고 美지지 시그널 우려

 

주한미국대사관이 지난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는 최규하 전 대통령 의지와는 관계없는 전두환을 비롯한 군부 실권자들의 집단 결정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당일 에드먼드 머스키 국무장관에게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미 국무부가 2일 공개한 5·18 관련 자료에 따르면, 미 대사관은 1980년 5월17일 국무부에 "전두환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독자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군부 실권자들이 집단적인 결정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미 대사관은 최규하 대통령에 대해 "무력한 대통령(Helpless President)"이라고 평가했다. 이 표현은 문서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또한 당시 최광수 대통령 비서실장은 비상계엄 전국 확대 결정은 최 전 대통령 의지와는 관계가 없었다고 미 대사관에 전했다.

이번에 미 국무부가 공개한 문서는 전두환·노태우 중심으로 한 군부세력의 12·12 군사 쿠데타 이후인 1980년 1월 10일부터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재판 당시인 그해 8월 5일까지의 기록 일부다.

아울러 그해 3월 미 국무부에서 미 대사관으로 보낸 서신에 따르면 글라이스틴 미국 대사와 전두환은 5일 면담을 했다. 미국 정부는 이 면담이 전두환에 미국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같은 해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5·17 비상계엄확대조치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의 명분을 위해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을 조작했는데 공개문서엔 이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당시 박동진 외무부 장관은 주한 미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만나 '김대중내란음모사건' 재판에 있어 '국제 앰네스티'와 '국제법학자 위원회' 등 국제인권단체에 비자 발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로 이 단체들이 편향된 시각에서 재판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명의 외국기자에겐 재판 전 과정을 취재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미 국무부는 5·18관련 문서 14건을 한국 정부에 제공하고 주한미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자료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홈페이지에도 공개된다.

앞서 지난해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미 국무부는 5.18과 관련한 문서 43건을 한국 정부에 제공한 바 있는데 이번 공개는 기존에 삭제되거나 비공개된 부분이 추가로 공개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공개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심 가치 공유하는 동맹임을 재확인했다"며 "이러한 가치 수호 위해 꾸준히 노력하기로 해 5.18 문서 비밀해제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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