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현상? 9년만에 최대 급등한 물가…"인플레 간과 안돼"

5월 소비자물가 2.6% 상승…기저효과에 채솟값·유가 크게 올라

"경기 과열에 인플레 우려 높아져…금리 인상 고려할 수밖에"

 

소비자 물가가 9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등의 영향이 큰 만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낙관하고 있으나, 최근 몇 개월간 물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만큼 인플레이션 우려를 간과할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2012년 4월(2.6%↑) 이후 9년1개월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4월(2.3%↑)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 상승인데, 이번에도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농축수산물은 12.1% 올라 올 1월부터 5개월 연속 10% 이상의 상승률을 이어갔다. 9.7%가 올랐던 지난해 12월까지 포함하면 작년 8월부터 10개월째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률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의 작황 불황에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은 식료품 가격 상승과 연결된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가격은 7.4% 올라 역시 10개월 연속 5% 이상의 상승률을 지속했다. 외식 물가가 포함되는 개인서비스 역시 2.5% 상승해 2019년 3월(2.0%↑) 이후 2년2개월만에 처음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반등에 따라 석유류 가격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5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3.3%나 올랐는데, 이는 2008년 8월(27.8%↑) 이후 무려 12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물론 최근의 물가 상승은 강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등 전체적인 물가 상승폭이 제한됐다.

지난해 5월 전체 물가는 0.3%가 오히려 하락한 바 있다. 이 시기 석유류 가격은 무려 18.7%가 감소했다.

특히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은 공급 요인 등에 따른 변동폭이 큰 편이라는 점도 감안해야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두 품목 기여도 합계는 1.8%포인트(p)로 5월 물가상승률 2.6%의 대부분(69%)을 설명한다"면서 "최근 물가오름세를 주도한 기저효과 및 일시적 공급충격 등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마냥 낙관적인 전망만 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들어 경기가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물가 상승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데다, 국민 체감 물가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가 1788원에 판매되고 있다./뉴스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농축산물은 수입 물량 확대 등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지만 유가 안정은 불확실하다"면서 "돈이 많이 풀렸고 전세계 경기 회복 흐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상당히 늘었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본격적인 인플레이션에 돌입했다고 할 수는 없어도 우려가 높아진 것은 명백하다"면서 "원유 가격의 상승 요인이 여전한만큼 체감물가는 한동안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계란 수입물량을 늘리고 가공용 쌀의 추가 공급, 돼지고기 할인판매 등의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금리 조정이 불가피한 단계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성 교수는 "미국의 통화정책 움직임을 지켜보고 추가적인 물가 움직임을 살펴야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공급량을 늘려 물가를 컨트롤하는 것은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추가적인 재난지원금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는 결국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수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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