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대면 면회 첫날…남편 만난 아내는 울음을 터뜨렸다

입소자·면회객 둘 중 한명 접종 완료 시 대면 면회

약 1년3개월 만에 면회…"모처럼 만나 너무 반가워"

 

"괜찮아, 괜찮아. 몸은 좀 어때" "주물러주니까 좀 낫네"

요양병원 입소자인 아내 구씨(77·여)는 남편 김씨(83)를 만나자마자 울음을 터트렸고, 김씨는 손소독제를 바른 뒤 아내의 손과 다리를 주무르며 아내를 달랬다.

1일 경기 광주 선한빛요양병원과 안산 단원구 경희요양병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접촉 면회가 실시됐다.

앞서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커지면서 지난해 3월20일 요양병원·시설 면회를 금지해왔다. 화상면회·투병 칸막이 면회 등 이른바 '비접촉' 면회를 허용하기도 했으나 확산이 커질때 마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는 동시에 요양병원·시설의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

그러나 요양병원·시설 입소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요양병원·시설 관련 집단감염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입소자와 면회객 중 최소 한쪽이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1일부터 대면 면회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약 1년 3개월만에 면회다.

이날 경기 광주 선한빛요양병원에서 대면 면회를 실시한 김씨는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지난 12일 완료했으며, 요양병원 입소자인 아내 구씨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김씨는 예방접종증명서를 병원 관계자에게 보여준 뒤에 대면 면회를 실시했다.

김씨는 "지난 주말(22일)에도 비접촉면회를 했다"며 "그런데 전화기로 5분간 통화하는데 아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걱정이 많이 돼 밤에 잠을 못잤다"고 말했다.

체온 측정과 방문자 명부 작성을 마치고 요양보호사가 끌어주는 휠체어를 타고온 아내 구씨를 만났다. 구씨는 남편 김씨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렸고, 김씨는 아내를 위로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이후 오랜만에 보는데 모처럼 만나서 너무 좋고 반갑다"며 "앞으로도 가족들이랑 자주 면회를 오겠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 경희요양병원에서는 할머니 김씨(88·여)가 요양병원 입소자 남편 이씨(87)를 만났다. 할머니 김씨는 지난4월30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할아버지 이씨는 지난달 24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할아버지는 아직 항체형성 기간(2주)가 지나지 않았지만, 할머니가 접종을 완료해 면회가 가능했다.

김씨는 남편 이씨를 보자마자 "영감 보고싶어서 죽겠어. 병원에서 고생 많이 했어"라며 이씨의 등을 토닥였다.

이씨는 "주사를 맞아야 가족도 볼 수 있고 여러 사람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손주도 보고 싶다. 보다가 안 본 거라서 더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성훈 선한빛요양병원 원무팀장은 "전날 오후 3시쯤 대면 면회 관련 문자를 환자 보호자들께 발송했다"며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하기에 아직 면회 신청이 많지는 않다"고 전했다.

김기주 선한빛요양병원장은 "오랫동안 대면 면회가 진행되지 않아 환자분들이 많이 우울해하고 불면증에 시달리기는 분들이 늘었다"며 "대면 면회가 가능해졌으니 환자분들의 우울증 등 정신 건강이 많이 좋아질 것 같다. 앞으로 집단 면역에 최대한 심혈을 기울여서 최대한 많은 환자분들이 보호자와 만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