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브리핑 맡은 첫 흑인 성소수자"…역사 쓴 피에르 부대변인

흑인 여성으로서 30년 만에, 동성애자 중에서는 처음

동료들 "풍부한 지식·우아한 스타일로 완벽히 해냈다"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43)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백악관 공식 브리핑을 가진 일이 워싱턴 정계에서 꾸준히 눈길을 모으는 모양새다. 흑인, 동성애자, 이민자 등 그녀가 지니고 있는 상징성이 범상치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30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장-피에르 부대변인의 26일 브리핑과 관련, 흑인 여성이 백악관 연단에 서서 공식 브리핑을 가진 것은 1991년 조지 H. W. 부시 백악관 당시 주디 스미스 부대변인 이후 30년 만이라고 재차 전했다. 그녀는 이번 브리핑으로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중 처음으로 백악관 브리핑을 가진 사례로도 기록됐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이날(26일) 브리핑에서 "오늘 여기 서있는 일이 정말로 영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브리핑의 역사적 성격에 감사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표성에 대해 중요하다고 믿는 분이다. 이 연단에 (내가) 선 것은 나 한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니라 미국 국민을 대신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종종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동행취재단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해왔다. 하지만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밝은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 연단에 선 그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논란 및 캘리포니아주 총기난사 사건 등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52분간 답했다. 그녀는 정부 예산에 관한 질문에는 "대통령을 앞서고 싶지 않다"는 답변으로 노련하게 말을 아끼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2022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이민자라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그녀의 부모는 모두 아이티 출신이다. 미국으로 건너와 아버지는 택시운전사로, 어머니는 요양보호사로 일했다.

그녀는 뉴욕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진보단체 '무브온' 홍보실장으로 일했다. 당시 그녀는 홍보영상에서 "나는 (트럼프가) 증오하는 모든 것을 갖고 있다. 흑인 여성이고 게이이며 엄마이며 부모님 두 분 모두 아이티에서 태어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녀는 현재 CNN 기자 수잔 말보와 동성혼 상태이며 여자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그녀는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일했으며 2020년 대선 당시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의 선임보좌관으로도 역할했다.

더힐은 그녀의 백악관 브리핑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현 백악관 대변인인 젠 사키의 임기가 1년 정도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그녀는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등과 함께 사키 대변인의 후임 후보자 중 한 명으로 언급되고 있다.

더힐은 그녀의 동료들이 그녀의 능력을 연신 칭찬하고 있는 상황도 전했다. 사키 대변인은 더힐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카린이 자신의 풍부한 지식과 우아한 스타일로 브리핑을 완벽히 해낸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 또한 "그녀는 우리 팀(바이든 행정부)에서 중요한 사람"이라며 "백악관 내에 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더힐은 이와 함께 동료들이 그녀가 평소 표현의 절제를 유지하다가 적절한 순간 직설적이 된다고 평가하는 한편 매우 친절하다는 언급도 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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