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미 '대만 언급'에 반발…'한미 결속'에 영향 미칠까?

中외교부 "어떤 간섭도 용납 안해…대만 문제, 순전히 내정"

전문가 "中, 미일정상회담 때보다 톤다운…韓 견인하려 할 듯"

 

중국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이 언급된 것을 두고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외교가 안팎에서는 향후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 경우 '한미결속'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에 주목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이 명시된 것과 관련해 "중국은 대만 문제에 있어 어느 나라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한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 주권과 영토에 관한 문제"라며 어떤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공동성명에) '중국' 말은 없지만 중국을 겨냥해서 하는 것을 우리는 모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인데 그것도 (공동성명에) 나왔다"고 지적했다.

단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일련의 반응은 예상보다 절제됐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중국' '대만', '신장위구르' 등이 명시됐을 때 내놓은 반응과 차이가 있다는 것.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17일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미일 공동성명은 중국의 내정에 거칠게 간섭할 뿐 아니라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엄중하게 위반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들어갔던 '거친 간섭' '국제 관계 기본 준칙 위반' '강한 불만' 등의 표현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서는 사용되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 '중국'이 명시되지 않은 게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청와대와 정부도 이러한 입장 하에 '진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중국에 관해선 평소에도 많은 소통의 기회를 가져오고 있다"며 "주한중국대사관, 주중한국대사관을 통한 상시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측의 입장은 외교부 대변인 발표 등을 통해 공개가 되고 있지만, 중국도 한국이 처한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중국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이 중국을 적시하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이 한국 보다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싱하이밍 대사는 이날 "지금 미국은 모든 힘을 동원해서 중국을 억압·탄압하고 있다"며 날을 세우면서도 한국을 따로 언급하며 비난하지는 않았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 기조를 유지해오던 문재인 정부의 무게추가 미국에 기울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대만과 남중국해 뿐만 아니라 미국 주도의 대중견제 비공식 협력체인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참여), 반도체·배터리 첨단기술 분야 협력 등을 공동성명에 담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일부에서는 한미결속 강화에 중국이 '견제구'를 던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국이 미국에 경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중국은 대만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한 압박을 견뎌낼 수 있는 '예방외교' 등 우리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한국이 미국에게 더욱 밀착하게 할 계기가 될 수 있는 견제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우리를 견인하기 위한 외교 역량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입장 표명은 나름대로 톤다운을 한 것"이라며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감'을 표하는 수준에 그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사실상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한미 공동성명이 나왔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중국은 향후 한국을 자신에게 끌어들이려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한국을 압박하든지 아니면 한국을 자신의 편을 끌어들이든지 관계없이 '한미결속'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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