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회담, 역사에 남을 것" VS "44조 현금 주고 어음 받아"

민주당 "대한민국 위상 달라졌다…한미 관계 전면적 변화 계기"

국민의힘 "일본은 1억회분 백신 받았는데…과도한 견강부회"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 일정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23일 귀국한 것과 관련해 여권은 일제히 큰 성과를 거뒀다며 호평했다. 반면 야당은 '기대이하'라며 평가절하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어제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했는데 안보와 경제, 전 분야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며 "한미관계가 이전과 질적으로 다른 전면적 변화의 계기, 전략적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은 회의실에 '한반도평화 백신협력 미사일주권 한미정상회담 성과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송 대표는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달라졌다"며 "여러 의전과 배려에서도 드러났지만, 한국이 관련 의제를 넘어 미국의 글로벌 산업정책이나 백신 공동생산 등 세계적 이슈를 함께 논의하는 핵심 파트너가 됐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북관계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성명을 기초로 외교적 대화로 풀어가기로 합의했다"며 "이란을 국제사회에 복귀시켰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사례처럼, 단계적 실용적 유연함은 앞으로 대북정책에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방미 성과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상 이상의 엄청난 성과였다"며 "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을 2단계 이상 진화시켰다"며 "안보를 넘어 코로나 위기극복은 물론, 향후 세계경제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해나갈 가장 긴밀하고 포괄적인 선진경제동맹 수준으로까지 확대해 나갔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 역으로 세계 최강대국에 44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투자를 약속한 나라가 된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며 "이 투자로 5G, 6G 네트워크 기술, 그리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산업 등 미래 산업의 우리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국익을 위한 성공적이고 품격 있는 외교로 국민에게 최고의 선물이 됐다"며 "백신 파트너십과 첨단 기술 제조 분야의 공급망 구축은 물론, 미사일 지침 해제는 선진강국의 미래를 여는 큰 이정표가 될 것이며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회담을 기초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공동과제라고 선언한 것은 크게 환영할 성과"라고 호평했다.

이어 "양국 간 새로운 틀이 마련된 이번 정상회담을 발판으로, 한미동맹은 한 단계 진화했다"며 "한미 양국 간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한 만큼, 향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입장만을 앞세운 일방적 요구를 자제하고 양국의 공동번영을 위한 한미동맹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가 실질적이고 항구적인 한반도와 세계 평화로 이어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5.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여권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과도한 견강부회라며 선을 그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 지원을 약속받은 것에 대해 "현금을 지급하고 물건 대신 어음을 받아온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 권한대행은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최고의 순방, 건국 이래 최고의 성과'라고 자화자찬했지만, 호들갑을 떨 만큼의 평가인가"라며 "과도한 견강부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44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직접투자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결국 손에 잡히는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백신외교는 언제 이행될지 모르는 '약속 어음'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 한 달 전 미국을 방문해 1억 회분의 백신을 확보한 일본 스가 총리의 성과와도 비교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김 권한대행은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다"며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이 포함된 점, 미국이 남북대화를 지지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지만, 기존 미국의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북한 완전 비핵화도 한미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전혀 논의되지 못했다"며 "자칫하면 북한이 잘못된 기대를 하게해 향후 협상에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라며 "내실로만 따지면 외화내빈이다. 4대 기업의 피 같은 돈 44조원 투자를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와 맞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는 "국군장병 55만명분의 백신을 얻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군사 동맹국에 대한 미국 측의 배려이자 군사적 필요성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국가 간 백신 협력 차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백신 협력 파트너십은 핵심 기술이 우리나라 기업들에 이전되는 것이 핵심으로 이것이 확정돼야 백신 외교가 진정으로 성공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다만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탈선외교'에서 '원칙외교'로 귀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반도체·백신·원전 등 첨단기술 투자, 공급망 재편의 협력을 통해 양국이 첨단 기술동맹의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로 미사일 개발 족쇄가 풀린 것은 늦었지만 크게 환영한다"며 "이를 계기로 남북한 및 인근 국가와의 미사일 전력 불균형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당 대표단 회의에서 "마스크를 벗은 회담이었지만 답답함은 여전하다"며 "최고의 회담이라는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는 우려스럽고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서는 '레토릭'(수사)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남북과 북미 합의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원칙은 확인했지만, 북한을 대화로 이끄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대중국 포위전략을 포함한 미국의 세계 전략에 한국이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 앞으로 미국의 세계 전략에 한국이 발맞춰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선을 그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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