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노무현 12주기 추도식…"'바보 노무현' 처럼 국민통합 이루자"

정세균·이낙연 등 민주 진영 집결…국민의힘·정의당도 찾아

김부겸 총리 "분열과 갈등 넘어 국민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 만들겠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2주기 추도식이 23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우공이산'(남이 보기엔 어리석은 일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정신으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원칙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추모 행사는 '열두 번째 봄, 그리움이 자라 희망이 되었습니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추도식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여영국 정의당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등 여야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정부측에서는 김부겸 국무총리,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배재정 첩와대 정무비서관이 참여했고 한명숙·이해찬·이낙연·정세균 전 총리, 김두관·추미애 전 장관도 함께 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민홍철·김정호 의원 등 지역 인사와 박남춘 인천시장, 허태정 대전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양승조 충남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봉하마을을 찾았다.

2017년 서거 8주기 기념식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로 추모를 대신했다.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 추도식'을 찾은 이낙연 전 대표(왼쪽부터),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두관 의원이 추도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1.5.2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추도사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살아생전 좋아하던 말씀이 우공이산, 사람들이 '바보 정신'라고 했던 바로 그 정신"이라며 "대통령깨서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매진하신 일들은 지역을 넘어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께 부끄러운 고백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의 열망과 달리 오늘날 대한민국은 불신과 갈등이 어느 때보다 깊다. 작은 차이를 부풀리고 다름을 틀림으로 말하며 우리와 너희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대통령이 최고위원 시절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며 "그때 당신께서는 저희가 주저할 때마다 '뭘 그리 망설이노? 팍팍 질러라!' 하며 호통을 치셨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상식과 정의, 국민에게 희망이 되는 정치를 위해서는 용기 있게 말하고 행동하라는 말씀"이라며 "바보 노무현의 삶처럼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우리가 여전히 당신을 그토록 그리워하는 이유는 당신께서 남겨 주신 국가 과제가 문재인 정부에서 새로운 진전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신께서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신 검찰개혁은 그 어려운 과정을 넘어 공수처를 출범시킴으로써 새로운 경지를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께서는 퇴임을 불과 몇 달 앞두고 당당하게 '반드시 언론을 개혁해야 한다'는 과제를 세우셨다"며 "언론개혁을 말하는 것은 언론에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책임을 묻는 것이고 언론개혁 없이는 민주주의도 미래 사회도 꿈꿀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감사인사를 통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께 특별한 감사인사를 드린다"며 "행사 참석자의 대부분은 지난 12년 늘 그러했던 것처럼 상주의 마음으로 추도식에 왔는데, 조문의 뜻을 저희에게 주러 오신 분은 아마 이 두 분이 아니실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께서는 지도자와 시민이 따로 있지 않고 우리들 모두 지도자가 되자고 하셨다"며 "세계관이 다르고 신념이 다르고,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고 이해관계가 엇갈린다고 할지라도, 서로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토론하고 논쟁하고 절충하고 타협해 나가면 더 성숙한 민주주의 더 나은사회, 통합된 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12번째 봄을 맞은 오늘까지 노 전 대통령의 빈자리는 온전하게 채워지지 않았고, 그분이 꾼 꿈을 다 실현하려면 더 긴 시간, 더 많은 사람이 더 크게 노력해야하리라고 믿는다"며 "이제 노 전 대통령은 계시지 않지만, 우리는 노무현의 꿈을 계속 안고 간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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