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등교' 추진하는 교육부…관건은 '콩나물 교실' 해소

학생 수 30명 넘는 교실 2만2375개…'2부제'는 학부모 외면

교육부 "공간 부족해 분반 어려워…밀집도 해소 방안 마련 중"

 

교육부가 오는 9월 2학기부터는 각급학교에서 '전면 등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과밀학급과 관련해서는 밀집도를 낮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현장의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교내 전파' 의심 사례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밀집도를 낮출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과밀학급은 등교수업을 늘리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국 유·초·중·고등학교에서 2학기부터 전면 등교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새 학사운영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7월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되면 이에 따른 등교수업 확대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7일 학교 방역 강화를 위한 감염병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2학기에는 전체 학생의 전면 등교를 목표로 준비를 해나가고자 한다"며 "등교수업과 수업운영의 정상화는 교육 회복을 위한 여러 대책 중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는 전국에 2만개가 넘는 학급당 학생 수 30명 이상 과밀학급의 등교수업 안정화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677개 학교 2만2375개 학급이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급의 10.1%에 해당하는 수치다.

교육계에서는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등교 인원에 제한을 둔다고 해도 학급당 학생 수가 많으면 교실 내 밀집도가 높아져 감염병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부는 이에 지난 1월 전국 초등학교 과밀학급에 기간제교사를 한시 투입해 분반 수업을 유도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과밀학급 해소 등을 위해 한시적으로 배치된 기간제교사는 전국에서 2239명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229명(10.2%)만 분반 수업에 투입됐다.

특히 서울·대구·인천·대전·세종·충북·경남 등 7개 시·도교육청의 경우 분반 수업에 투입된 기간제교사가 1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돼 정책 취지와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과밀학급이 있는 학교는 학급 증설을 위한 유휴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인력이 지원돼도 밀집도 완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평균 학급당 학생 수가 31명이 넘는 서울 강남구 A초등학교의 경우 1~2학년은 매일 등교하지만, 나머지 3~6학년은 학급별로 절반씩 나눠 등교하는 상황이다. 밀집도 완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학급 학생들을 '앞번호'와 '뒷번호'의 2개 그룹으로 나눠 번갈아 등교시키고 있다. 

공간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생들을 오전·오후로 나눠 등교수업을 시행하는 '2부제'도 논의됐지만 학부모 반발이 커 시행하는 학교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한상윤 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서울 봉은초 교장)은 "맞벌이 가정은 자녀를 오후반에 등교시키면 오전에는 돌봐줄 사람이 없게 된다"며 "오전에는 학교, 오후에는 학원에 보내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학부모가 많은 상황이라 2부제는 도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1~2학년 등 일부 학년만 매일 등교하는 데도 교내 전파가 잇따르고 있는데 전면 등교가 시행된다면 과밀학급이 있는 학교는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임시 교실이라도 만들어서 분반 수업을 하도록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과밀학급에 대해서도 등교수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밀집도 완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밀학급 해소용으로 기간제교사 2000여명을 투입했는데 공간이 부족해서 대부분 협력강사로 활용된 측면이 있었다"며 "임시 교실 확보를 포함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여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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