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인상 릴레이' 게임업계, '후유증' 현실화…실적악화 부메랑

펄어비스·컴투스·엔씨소프트까지…줄줄이 영업익 '급감'

게임업계 "연봉은 고정지출…인건비 부담 시작에 불과"

 

올해 초 연봉인상 릴레이에 성과급 잔치까지 벌인 게임업계의 영업이익이 고꾸라지고 있다. 게임사들이 이렇다 할 신작은 내놓지 못한 채 전년 대비 인건비만 급증한 탓이다.


중소·중견 게임사는 물론 대형 게임사까지 이같은 실적 악화를 겪으며 게임업계에 연봉인상 릴레이에 이은 '실적악화 릴레이'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 펄어비스·컴투스·엔씨소프트까지…줄줄이 영업익 '급감'

'검은사막'을 서비스하는 중소 게임사 펄어비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고 12일 공시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1분기 인건비로 363억을 썼다. 전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규모다.

펄어비스 측은 "검은사막의 북미 유럽 서비스 매출이 실제 판매액의 절반만 반영됐다"면서도 "인건가 인원 증가 및 연봉 조정으로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밝혔다.

펄어비스는 지난 2월 넥슨이 쏠아올린 '연봉인상 릴레이' 영향 아래 1월 연봉협상에 더해 3월 전 직원 연봉 800만원을 추가 인상했다.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추가 보상금 200만원도 함께 지급했다.

컴투스도 펄어비스와 상황이 같다.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을 출시한 중견 게임사 컴투스는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177억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컴투스는 지난 1분기 인건비로 186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4% 늘어난 규모다.

컴투스 측은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신작 출시로 인한 사전 마케팅 영향이다"면서도 "우수 인력 확보 및 실적 기반 인센티브 지급의 영향으로 인건비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지난 2월 사내 공지를 통해 재직자 연봉을 평균 800만원씩 인상했다. 회사의 '통큰 결단'이 실적 악화로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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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신작 없이 인건비만 늘어…'어닝 쇼크'

대형 게임사도 예외는 아니다. '리니지' 게임사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급증한 인건비와 신작 출시 부재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엔씨소프트의 1분기 인건비는 23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6% 증가했다.

지난 10일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1분기 실적발표 직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본사 직원이 4000명이 넘는다. 1인당 인센티브가 800만원이라고 하는데, 인건비(상승)는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가 전반적으로 재편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인건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10%정도로 카운팅 됐는데, 올해는 이보다 많이 나올 것 같다"면서 "정확하게 분기당 얼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두 자릿수 증가는 확실하다"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대장주' 답게 연봉인상도 화끈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게임업계의 연봉인상 행렬에 가세해 개발자 연봉 1300만원에 CEO 특별인센티브 800만원을 지급했다. CEO 인센티브는 정기 인센티브와 별도로 지급했다. 이로써 엔씨소프트의 직원들은 이번 3월에 2번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출시 예정인 신작 모바일게임 '트릭스터M'의 출시일을 오는 5월 20일로 변경하고 '블레이드앤소울2'도 내부적으로 5월 6일 출시를 계획했다가 2분기 내 출시로 미루면서 단 하나의 신작도 내지 못했다.

◇ 게임업계 "인건비 부담 시작에 불과"

게임사들은 이같은 실적 악화에 대해 '신작 출시'로 돌파하겠다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전직원 연봉인상으로 전년대비 인건비가 상승했지만, 신작 효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성과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도 2분기 차기작인 '붉은사막'의 출시 준비와 '도깨비' 등 신작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건비 부담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는 일회성이라 하더라도 연봉은 고정비라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신작 출시가 항상 성공을 보장하는게 아닌 만큼 중소 게임사들은 위기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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