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대학생, 새벽 3시반 '미스터리 1시간'…재구성해보니

경찰, 목격자 증언·CCTV 속속…친구A씨 여러차례 깨우려해

"3시40분 친구가 깨우고 있었다" 진술…경찰 "더 살펴봐야"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22)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실종 당일 오전 3시30분~4시30분 사이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목격자 3명과 한강공원에 동행해 실종 당일 상황을 복기하는 한편 폐쇄회로(CC)TV 영상과 블랙박스 분석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9시50분쯤 친구 A씨의 연락을 받은 뒤 서울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같은날 오후 11시30분쯤 한강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물건을 계산하는 CCTV 영상이 공개된 점에 비춰볼 때 손씨와 A씨의 술자리는 이때쯤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손씨는 다음날(지난달 25일) 오전 1시30분까지 어머니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어머니는 손씨에게 '술을 많이 먹지 말라'는 당부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시50분쯤 A씨가 춤추는 동영상이 손씨의 휴대전화에 찍혀있었고, 손씨가 인스타그램에 사진도 올리는 등 술자리는 이때까지도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오전 3시30분쯤 자신의 휴대전화로 부모와 통화하면서 "손씨가 잠들었는데 취한 상태라 깨울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부모와 통화한 시점인 오전 3시30분부터 한강공원을 빠져나간 4시30분까지 1시간 사이 동선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11일) 추가 목격자 2명의 진술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고 당일 새벽 2시쯤 반포한강공원을 찾았다가 50분 정도 머물며 손씨와 친구 A씨의 음주 상황을 보았다는 것이다. 

당시 손씨 일행을 촬영하기도 했다는 목격자는 언론 보도에서 "친구 A씨가 손정민씨를 일으키다가 실패한 뒤 물건을 챙겨 가방을 메고 계속 서성이다가 다시 손씨 옆에 누웠다는 것을 보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8일 목격자 3명을 한강공원으로 불러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목격자들은 손씨와 A씨의 술자리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오전 3시40분쯤 A씨가 손씨를 깨우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이 공통되게 진술했다고 보도했으나 경찰은 사실관계를 더 살펴봐야 한다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친구A씨는 술에 취한 손씨를 여러차례 깨우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50분~1시간 동안 손씨가 실종되고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구체적인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어 오전 4시30분쯤 A씨가 혼자 한강공원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반포나들목 CCTV에 찍혔다. A씨는 자신의 부모와 통화한 뒤 다시 잠들었고, 손씨가 먼저 집에 갔다고 생각해 집으로 향했다는 입장이다.

이후 A씨가 CCTV 영상에 다시 등장한 것은 오전 5시50분쯤이다. 그는 누군가를 찾는 듯 공원을 서성이다가 부모로 추정되는 인물을 만난다. 손씨를 찾기 위해 자신의 부모와 다시 한강공원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재 사건 당일 상황을 재구성하기 위해 한강공원 인근 CCTV 54대와 출입 차량 133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하고 있으며, 최근 유의미한 제보를 확보해 들여다보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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