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나온다…전기차 가격 하락 '탄력'

UNIST·맥길대·MIT 연구진, 무질서 암염 소재 설계 원리 찾아

 

차세대 전기차의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는 '무질서 암염 물질'의 설계 원리가 새롭게 제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서동화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국제공동연구팀이 고성능 무질서 암염 전극 설계의 원칙으로 여겨지던 '리튬 과잉 조성' 원리가 특정 무질서 암염 소재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리튬 과잉 조성은 전극 성능은 높이지만 동시에 전지의 수명을 줄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연구진이 이 원칙을 뒤집는 물질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발트, 니켈 같은 고가 희귀금속이 다량 포함된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리튬이온배터리) 셀 가격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값싸고 매장량이 풍부한 망간, 철 등이 많이 포함된 무질서 암염 소재가 새로운 양극재로 주목받고 있다.

무질서 암염 물질(Disordered rock-salt)은 소금결정(암염, NaCl)과 유사한 원자 배열 구조를 갖는데, 양이온인 전이금속과 리튬이 무질서하게 배열된 것이 특징이다.

무질서 암염 소재는 상용 소재 대비 용량이 30~50% 이상 커 전기차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을 저장할 대용량 배터리 소재로도 적합하지만 짧은 수명이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이 양극 소재의 고용량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일반 양극재보다 리튬 함량을 높게 설계해야만 했다.

그런데 소재 내 리튬 함량이 높으면 불안정한 산소가 전극 밖으로 잘 새나가 전지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망간, 바나듐과 같은 특정 금속 기반 무질서 암염 소재는 리튬 함량을 줄여도 고용량 전극의 성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수명은 기존 보다 2배 이상 좋아지는 것을 밝혀냈다. 기존 이론에 배치되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리튬 함유량이 다른 두 종류의 망간 기반 무질서 암염 소재를 이용한 실험과 밀도범함수 이론 기반의 양자역학 모델링 기법으로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니켈이나 코발트 금속 기반 무질서 암염 소재는 기존 이론대로 리튬 함량을 높일수록 전극 성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1저자이자 공동교신 저자인 이진혁 교수는 "리튬 함량은 줄이면서도 고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무질서 암염 소재가 새롭게 밝혀져 고가의 배터리 양극소재를 값싼 무질서 암염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서동화 교수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 증가로 값싸고 용량이 큰 배터리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무질서 암염 소재가 상용화 된다면 이러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그림] 무질서 암염 양극재의 구조와 양극재 입자의 현미경 사진.(UNIST 제공) © 뉴스1


한편 연구에는 이진혁 캐나다 맥길(McGill)대학교 재료공학부 교수, 쥐 리(Ju Li)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재료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5월 6일자로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해외우수연구기관유치사업의 지원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 컴퓨터를 지원 받아 이뤄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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