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없다지만…가파른 물가상승에 체감경기 악화 계속

4월 소비자물가 2.3% 상승…연초 0%대에서 2년여만에 2%대 상승

"경기 회복 병행되지 않아 서민 '울상'…정부 대책도 마땅치 않아"

 

연초까지만 해도 0%대 상승률을 기록하던 소비자물가가 어느덧 2%대까지 올랐다. 내수 경기 회복이 병행되지 않은 가운데 식료품과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7년 8월 2.5% 상승 이후 3년8개월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기록한 것도 2018년 10월과 11월(각각 2.0% 상승) 이후 2년5개월만의 일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4개월 연속 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2월들어 5개월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는 2%대로 물가 상승의 폭이 커졌다. 불과 3개월만에 상승폭이 1.7%포인트(p) 늘어났다.

정부 당국은 현재까지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상 인플레이션을 판단할 때는 1월부터 최근까지의 누적치를 전년과 비교하는 '누계비'를 근거로 삼는데, 올해 1~4월까지는 전년 대비 1.4% 상승으로 그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이 식료품과 농축수산물 등 서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이라는 점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농축수산물의 경우 올 1월부터 4개월 연속 1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9.7%)까지 포함한다면 작년 8월(+10.6%)부터 9개월째 두자릿수에 가까운 상승률이 계속되는 셈이다.

식료품 역시 작년 8월부터 9개월 연속 5%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올 2월부터는 3개월째 8%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의 안정에 따른 국제유가 회복으로 석유류 가격도 급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2월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가격이 더 저렴했지만, 3월부터 '플러스'로 전환했고 4월에는 13.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휘발유(+13.9%), 경유(+15.2%) 등의 상승폭은 평균을 웃돌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회복과 연계한 인플레이션 상황이라면 금리 조정 등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지만, 현재와 같은 체감경기, 밥상물가의 상승은 마땅한 대책을 세우기도 어렵다"면서 "기저효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서민 입장에서는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로서는 가격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는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세를 꾀하는 것 이외의 방법은 찾기 어려워보인다"면서 "하반기에 경기 회복과 병행한 물가 상승이 온다면 오히려 정부 입장에서는 관리가 좀 더 용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현재로서는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의 확산을 막기 위해 물가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부 비축·방출 등과 함께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계란의 수입 확대로 공급 조정에 나선다. 또한 할인쿠폰 행사 등을 통해 소비 심리 회복을 유도하고, 국제유가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모니터링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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