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부부, 故 정진석 추기경 조문…"한국 천주교 큰 기둥 잃었다"

문대통령 "정 추기경, 우리에게 큰 가르침…평화·화합 강조"

빈소에 현재까지 1만명 조문…교황 메시지 기다리는 중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9일 오전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12대 교구장을 지낸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9시10분 정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을 찾았다.

장례위원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영접으로 문 대통령 부부는 정 추기경이 안치된 대성당 성전으로 이동했다.

정 추기경 옆에 선 문 대통령 부부는 성호를 그은 뒤 손을 모은 채 눈을 감고 개별기도를 했다.   

기도를 마친 문 대통령은 정 추기경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문 대통령과 염 추기경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김 여사는 고개를 숙인 채 묵념했다.

이후 문 대통령 부부는 서울대교구 관계자로부터 정 추기경의 사진이 담긴 기도문을 전달받고, 염 추기경의 기도에 따라 추도 의식을 진행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 부부가 드린 기도문에는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겨 드리나이다", "천국 낙원의 문을 열어주시고 모두 다시 만나 영원한 행복을 누릴 때까지 믿음의 말씀으로 서로 위로하며 살게 하소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어 문 대통령 부부는 염수정 추기경의 기도에 따라 기도를 한 후 염 추기경과 주교관 별관으로 이동해 대화를 나눴다.

청와대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 부부와 염 추기경의 환담은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온화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먼저 "한국 천주교의 큰 기둥을 잃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코로나19로 병문안을 자주하지 못했지만 정 추기경께서는 우리나라와 교회, 평화, 사제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있다고 하셨다.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천주교에서 방역수칙을 모범적으로 지켜준 데 대한 감사를 전한 뒤 정 추기경에 대해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 힘든 순간에도 삶에 대한 감사와 행복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갈등이 많은 시대에 평화와 화합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를 누구보다 더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과 대화하며 입장하고 있다. 2021.4.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환담 마지막에는 "정 추기경님의 하늘나라에서의 간절한 기도가 꼭 이루어지기를 원한다"고 다시 강조했고, 이에 염 추기경은 어려운 가운데 이루어진 조문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성당 측에서는 문 대통령 부부가 도착하기 직전까지 추모객을 따로 통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 부부가 도착한 후에도 성전 내에서 연미사를 보고 있던 신자들은 그대로 미사를 봤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연도실에 동시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8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28일) 정 추기경의 선종에 SNS 메시지를 통해 "추기경님, 지상에서처럼 언제나 인자한 모습으로 우리 국민과 함께해 주시길 기도한다. 추기경님의 정신을 기억하겠다"면서 "영원한 평화의 안식을 누리소서"라고 애도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문 대통령 세례명은 '디모테오'(하느님을 공경하는 자), 김 여사 세례명은 '골룸바'(교회의 비둘기)이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 빈소에 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현재까지 약 1만명이 조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대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 추기경 선종과 관련한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다고도 전했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교황께선 통상적으로 추기경이 선종할 경우 해당 국가와 교회에 메시지를 보내신다"며 "바티칸 대사관를 통해 정 추기경의 선종을 알렸으며 교황의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27일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90세.

일반 시민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는 가운데 오는 30일까지 조문할 수 있다. 조화와 조의금은 받지 않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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