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추적' 막은 애플…'이용자 동의' 설득에 진땀빼는 개발사

애플이 iOS14.5 업데이트를 통해 프라이버시(사생활) 정책을 강화했다. 광고 목적으로 이용자 데이터를 추적할 경우 이용자 동의를 얻도록 강제했다. 이용자들은 환호했다. 나를 따라다니는 맞춤형 광고에 대한 피로감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컸다.

반면, 앱 개발사들의 고민은 커졌다. 특히 구독 기반이 아닌 무료 앱의 경우 맞춤형 광고 매출 비중이 높은 탓이다. 개발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자의 동의를 높일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데이터 추적을 쉽게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용자 설득하는 앱 개발사…"무료 운영에 도움"

지난 27일 애플은 iOS14.5를 배포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지난해 6월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예고했던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 기능이 포함됐다. 이용자 데이터 추적과 관련해 개인의 사전 동의에 기반해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을 의무화하는 정책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에서 페이스북 앱을 열었을 때 페이스북이 당신의 활동을 다른 회사 앱과 웹사이트에 걸쳐 추적하는 것을 허락할 것인지 묻는 팝업을 띄워 이용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데이터 추적을 막는 식이다.

개발사들은 이용자 동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애플이 강제한 동의 여부 팝업을 띄우기 전에 데이터 추적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별도의 팝업창을 보여준다. 네이버는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와 광고 △부적절한 광고 노출 제어 △광고를 통해 고객 접점을 찾는 기업과 창작자 지원 등을 내세웠다. 이용자 동의를 구하기 전에 설득에 나선 셈이다. 해당 내용을 확인한 뒤엔 앱에 추적 금지를 요청할지, 허용할지 묻는 팝업이 뜬다.

명합 관리 앱 리멤버는 서비스 무료 이용을 위해 데이터 추적에 동의해달라고 호소한다. (리멤버 앱 갈무리) © 뉴스1


명함 관리 앱 리멤버도 비슷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iOS14.5 업데이트 이후 리멤버 앱을 실행하면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활동정보 이용에 동의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팝업창이 뜬다. 리멤버는 데이터 추적을 허용할 경우 △관련 없는 광고 대신 유용한 광고를 볼 수 있다는 점 △명함 관리 서비스가 계속 무료로 운영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 등을 들었다.

카카오톡은 별도 팝업창을 띄우진 않지만, 기본 팝업에 "추적을 허용하면 불필요한 광고 대신 관심사 맞춤형 광고를 받을 수 있다. 추적을 허용하지 않더라도 광고는 노출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어차피 광고는 보게 될 테니 맞춤형 광고를 보려면 데이터 추적을 허용하라는 얘기다.

다른 앱들도 비슷한 내용으로 이용자 설득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 추적을 허용하더라도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으며, 개인화된 광고 제공 목적으로만 사용된다는 내용을 덧붙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고려한 메시지다.

◇맞춤형 광고 피로감 호소하는 이용자, 80% 이상 거부 전망

하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ATT 기능이 포함된 iOS14.5 업데이트 소식에 이용자들은 맞춤형 광고 경험담을 공유하며 애플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이 앱, 저 앱을 오가며 자신이 검색한 결과를 끝없이 따라다니는 광고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80~90% 이용자들이 데이터 추적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의 대부분이 맞춤형 광고 사업에서 나오는 페이스북은 이번 iOS14.5 업데이트로 광고 매출 절반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한다.

애플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이 27일(현지시간) 진행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78.2%가 모든 앱의 데이터 추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좋아하고 신뢰하는 앱의 추적을 허용하고 나머지 앱은 금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18.9%다. 모든 앱의 추적을 허용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iOS14.5의 앱 추적 투명성 기능 관련 설문조사. 응답자의 78.2%가 모든 앱의 데이터 추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나인투파이브맥 갈무리) © 뉴스1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1월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이 프라이버시보다 시장에서 경쟁적 이해관계에 의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애플은 시장 지배적인 플랫폼 위치를 이용해 페이스북 앱과 다른 앱들이 작동하는 방식을 방해하고 자사 앱을 선호하도록 하는 모든 우대 조치들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들은 전 세계 수백만 개 기업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중소기업들이 더는 그들의 고객에게 맞춤형 광고로 다가갈 수 없을 것이다. 애플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이런 일을 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런 움직임은 분명히 그들의 경쟁적 관심사를 쫓아간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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