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 명령에 항복"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 32년 살던 섬 떠났다

30년 이상 지중해의 작은 섬에서 홀로 살아오던 80대 남성이 이탈리아 당국의 집요한 퇴거 명령에 결국 시내 구석의 작은 아파트로 이사했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32년 동안 살아온 섬을 떠나게 된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 마우로 모란디(Mauro Morandi 81)의 사연을 전했다.

모란디는 1989년 남태평양으로 항해하던 중 배에 이상이 생겨 부델리 섬에 우연히 정박했다. 

모란디는 그 섬의 관리인이 마침 은퇴하려고 한다는 소식에 항해를 멈추고 그의 배를 팔아 자금을 마련해 관리인 직업을 넘겨받았다.

마우로 모란디가 공개한 부델리 섬의 밤하늘. (페이스북 갈무리)© 뉴스1


그 후로 섬을 관리하며 평화로운 삶을 살아온 모란디에게 2016년 시련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그동안 모란디가 가꿔온 부델리 섬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그가 30여년 동안 살면서 애지중지 가꿔온 섬에서 퇴거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그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27일(한국 시간) 전 세계에서 총 7만1000여명의 사람들이 그의 거주지를 보호하고 섬의 자연을 보호해달라고 서명했다.

하지만 26일 모란디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싸움을 포기했다"며 "32년이 지난 지금 떠나게 되는 것이 매우 슬프다. 그들(당국)은 나의 터전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했고 이제 그게 현실이 되는 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국은 모란디가 허가 없이 섬에 있는 건축물을 개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우로 모란디가 공개한 부델리 섬의 해변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결국 이탈리아 모데나 출신의 모란디는 근처에서 가장 큰 섬인 라 마달레나 외곽의 작은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와 관련 모란디는 "나는 도시 외곽에 살며 단순히 쇼핑이나 하며 다니게 될 것"이라며 "남은 생을 나를 위해 살 것이며 인생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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