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만원 팔아서 2000원 직원 월급으로 줬다

인건비 비율 20%…컬리와 비교해 2배 이상

외형 확대 위해 채용 늘린 탓…영업손실은 부담

 

쿠팡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이 약 2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원짜리 물건을 팔면 2000원을 인건비에 투입한 셈이다. 외형 확대에 따른 대규모 인력 채용과 유능한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한 자릿수 수준인 경쟁사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 매출도 2배 인건비도 2배

26일 쿠팡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과 인건비는 각각 13조9235억원, 2조7352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약 19.64%로 전년(19.91%)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쿠팡의 매출은 2019년 7조1530억에서 지난해 94%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선호 현상과 로켓배송 편의성이 맞물리면서 급성장한 결과다. 

자연스럽게 인건비도 전년(1조4246억원)과 비교해 92% 늘었다. 지난해 쿠팡 직원수는 약 5만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커졌다. 이는 쿠팡의 배송직원 쿠친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쿠친은 2014년 50명으로 시작해 현재 1만5000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주 52시간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도 인건비 상승을 부추겼다. 쿠팡은 쿠팡플렉스·물류센터에 일용직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새벽배송 특성상 야간에 업무가 집중되는 탓에 인건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쿠팡의 인건비 부담은 한동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5조원에 달하는 실탄을 확보한 이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줄줄이 내놓고 있어서다. 전북 완주와 경남 창원·김해에 물류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5만명의 신규고용도 약속했다. 

 쿠팡친구© 뉴스1


◇ 인재 확보 우선 적극적인 투자 

업계에선 쿠팡의 인건비가 매출 대비 비율이 20% 달한다는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적극적인 고용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회사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견해다. 매출이 늘면서 대규모 채용은 당연한 수순이다. 실제 쿠친의 경우 100% 직고용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유통업체가 배송 업무를 대행사에 맡기는 구조와 다르다. 결국 빠른 배송과 고용 안정을 위해 인건비를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며 "쿠팡은 외형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몇몇 임원의 고연봉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쿠팡은 업계에서도 해외 인재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해 상여금 포함 305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능한 인재 영입을 위해선 매력적인 근로 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장의 손실보다 미래가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빠른 흑자전환을 위해서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판매관리비에 속한 인건비가 높다면 흑자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직매입과 새벽배송이란 공통분모를 지닌 마켓컬리의 인건비 비율(7%)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컬리 역시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쿠팡도 2019년 7205억원에서 지난해 5504억원으로 적자를 크게 줄였지만 단기간 흑자전환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수년 안에 판관비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최저가 자존심을 싸움을 벌이는 경쟁사의 공격적인 행보도 만만치 않다는 점은 고민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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