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 실탄 마련한 롯데, 이베이코리아 품고 이커머스 '빅2' 도약하나

최근 5개월 자산 매각 통해 1.5조 현금 마련…이베이 본입찰 D-19 

 

롯데쇼핑이 지난 연말부터 자산 매각을 통해 1조5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는 등 '곳간 채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롯데가 이처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오는 14일로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흥행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현재 이마트(신세계)와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 4곳이 예비실사를 진행 중이다.

일부에서는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중고나라' 등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매물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수합병 시장 큰손 노리나?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쇼핑 지분과 롯데호텔의 지분 10%(5500억원)까지 인수해 롯데월드타워몰의 단독 소유주가 됐다. 부동산·자산관리 전문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부동산(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5개월 동안 확보한 실탄만 1조5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및현금성자산 1조9132억원이다. 이번 자산 매각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2조7000억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약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계열사와 공동으로 인수에 나서거나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면 인수대금 마련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온라인이 유통시장의 대세가 된 상황이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의 존재감은 기대 이하다. 쿠팡의 뉴욕증시 성공적인 상장과 신세계-네이버 동맹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것도 롯데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롯데가 이베이를 품을 경우 업계 빅3로 단번에 올라갈 수 있다. 반면 경쟁사가 인수한다면 온라인 시장에서 더 밀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G9)의 거래액은 20조원 수준으로 네이버쇼핑과 쿠팡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점유율 역시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12%로 3위를 기록했다. 4% 수준의 롯데로서는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점유율이 16%까지 높아져 쿠팡을 제치고 2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다.

네이버, 쿠팡과 본격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전통 오프라인 유통 경쟁사 신세계(3%)와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위인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의 인수전에 유통과 IT 대기업들이 대거 뛰어들었다. 예비입찰에는 롯데와 신세계 이마트, SK텔레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참여자로 거론되던 카카오는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갔으나 예비입찰엔 참여하지 않았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전날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아직 매수 대상의 경영 지표를 들여다보는 단계로 별도의 구속력이 없는예비입찰 단계이기 때문에 본입찰 참여 여부는 미지수다. 본입찰은 오는 5~6월쯤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은 17일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의 모습. 2021.3.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베이 본입찰 D-19, 신동빈 회장 '승부수' 던질까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인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후 롯데온의 새 수장으로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에서 쌓은 사업 노하우로 롯데온 살리기에 나서는 것은 물론 이베이이코리아에 인수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분석됐다.

이베이코리아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인수 검토 과정에 회사를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다른 경쟁자보다 한발 앞선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이미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방침을 확정하고 가장 중요한 자금 마련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롯데쇼핑 역시 최근 자산 매각에 대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실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그만큼 인수 의지가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라며 "향후 이커머스 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 주인은 이르면 상반기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 오는 14일 본입찰을 통해 인수가격과 계획 등을 제출받을 예정이다. 심사에 한달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6월 안에 최종 인수자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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