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러시아' 지지 담화 후 '신냉전' 본격 참여 메시지 지속 발신

 

신냉전 상황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세 조성하겠다는 '외교적 셈범' 반영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신냉전 관련 당 기조 정했을 가능성도

 

북한이 잠잠한 연초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에 본격적으로 임하는 외교 기조가 반영된 듯한 메시지를 지속 발신하고 있다. 

외무성은 지난 달 31일 자 '날로 노골화되는 반러시아 대결 광증' 제하 기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속에 서방나라들의 반러시아 대결 소동이 날로 노골화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9번째 제재를 채택한 것을 비난했다.

외무성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위력한 공격수단들을 지원하려 하는 것은 명백히 러시아가 그어놓은 '붉은 선'을 침범하는 행위"라면서 "러시아는 자국을 고립, 약화시키기 위한 서방의 무모한 제재압박과 군사적 위협 소동을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으로, 기필코 러시아의 강력한 대응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이라고 러시아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 대변하는 입장을 냈다.

이같은 북한의 기조는 자신들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으로 규정한 대립 구조에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우군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21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연설을 통해 지난 2020년 이후 국제 정세를 '신냉전'으로 규정했다. 북한은 지난해에는 미국과의 극심한 대립을 지속하고, 중러와의 밀착을 지속하면서 이같은 구도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나름대로 다지는 행보를 보였다.

최근 외교적 입장을 통해 신냉전에 임하는 새로운 기조를 거듭 밝히고 있는 것은 올해에도 스스로 규정한 '신냉전'의 플레이어로서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행보와 다르게 두드러지는 점은 이같은 북한의 입장과 전략이 외교적으로 '구체화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북한의 대외총괄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지난달 담화는 이같은 정황의 한 '물증'이기도 하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당시 김 부부장은 미국의 행보가 "러시아를 파멸시키기 위한 대리전쟁을 더욱 확대해 패권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흉심이 깔린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가의 존엄과 명예,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싸움에 나선 러시아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 전호(참호)에 서 있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 부부장은 앞서 선보였던 '막말'을 지우고 정제된 외교적 입장을 밝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일관된 노선의 외교 전략이 상세히 수립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특히 러시아와 '한 참호'에 서겠다는 언급은, 북러가 그간 물밑에서 진행한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을 올해 노골화,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게 했다. 

김 부부장 담화 이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탱크 지원을 규탄하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지난달 29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방한 행보를 '신냉전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대결 행각, 전쟁의 전주곡'이라고 비난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지난달 30일)가 연이어 나오기도 했다.

북한은 특정 부문에서의 기조를 확정하면 그 결정을 관철하기 위해 같은 논조를 반복해 입장을 밝히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이번 일련의 담화와 입장 발표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해 말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에서 '신냉전'에 임하는 어떤 기조를 확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한 점, 핵능력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에 대응하는 한미일의 3각 협력이 강화된 점 등의 여러 정세를 살핀 새로운 외교 전략을 수립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신냉전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면서 향후 행보를 넓힐 수 있는 유리한 정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나름의 셈범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올해 북한이 대미, 대남 '강 대 강, 대적투쟁'이라는 강경한 행보 못지 않게 신냉전과 관련한 '전략적' 외교적 행보를 선보이며 국제 정세에 대한 대응폭을 넓힐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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