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이 사라진 정의당 '설 현수막'…범인 잡고보니 구청 직원?

정의당 "관의 명백한 정치개입이자 정치 탄압"

광주 서구 "직원 실수였을 뿐…재교육하겠다"

 

광주 서구가 적법하게 게시된 정당의 현수막을 무단으로 제거해 논란이다.

27일 정의당 광주시당에 따르면 시당은 지난 11일 광주 서구 농성1동 한 사거리에 정치개혁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했다.

정의당의 상징인 노란색으로 꾸며진 해당 현수막은 좌측에 '202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설 명절 인사와 함께 '승자독식 사표남발 그만, 국민을 담은 정치, 바꿔야 삽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시당은 지난해 12월11일 개정된 '옥외광고물법' 규정에 맞게 이 현수막이 불법 현수막이 아니라는 점과 '1월11일에 게시해 15일간 게시할 수 있다. 16일에 자진철거하겠다'고 관할인 서구 측에 공문도 보냈다.

그러나 추후 자진철거를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현수막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정의당 측은 무단으로 탈취된 현수막의 범인 검거를 위해 서구 측에 폐쇄회로(CC)TV 열람 협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의당 광주시당에 문자로 통보된 현수막 철거 수사요청 결과. (정의당 광주시당 제공) 2023.1.27/뉴스1 © News1


정의당의 요청으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됐고, 지난 15일 서구청 도시재생과 광고물관리팀 소속 기간제 근로자들이 현수막을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당은 서구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고, 서구는 정의당 광주시당 측으로 7만원(현수막 값 5만원+설치비 2만원)을 송금했다.

정의당은 서구의 이같은 행태가 처음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박형민 서구갑위원장은 "지역의 유력 정당과 국회의원 등 현직 의원들이 내걸은 현수막은 적극적으로 유지하지만, 정의당이나 지역 민원을 제기하는 현수막은 주말과 야간에도 제거하는 편파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전에도 숱하게 그래왔다. 지난 연말에도, 이달 초에도 불법 제거해 숱하게 공문을 보냈다"며 "그때마다 서구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매번 지켜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마저도 '기간제(계약직) 직원들이 실수를 했다. 교육을 하겠다'고 책임과 배상을 미룬다. 7만원 마저도 계약직 직원들의 사비를 모아 충당했다"며 "이는 '관의 명백한 정치개입이자 정치 탄압'이다"고 강조했다. 

광주 서구 관계자는 "직원의 실수였을 뿐 정의당을 탄압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 기간제 근로자 분이 나이가 있으신데, 아마 정당 현수막인 줄 모르셨던 것 같다. 송금한 7만원 역시 기간제 근로자의 사비가 아닌 담당 팀장이 보낸 것"이라며 "정의당 측에 이 내용을 전달했고 사과와 재교육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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