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모두 최대 관심사는 '북한'…저마다 "한국과 협력"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및 한중 외교장관 회담 개최

'미국 vs 중국' 패권경쟁에 韓 '줄타기 외교' 시험대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줄타기 외교'도 사실상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선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그리고 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선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각각 열리면서 미중 양국으로부터 모두 압박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습이 가시화된 데 따른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엔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참석했고, 한중 외교장관 회담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각각 임했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 모두 핵심 의제는 '북한'이었다.

올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현재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의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쏘는 무력도발에 감행했다. 게다가 북한 내 일부 핵시설이 가동 중인 정황까지 포착되면서 한반도 안보정세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이날 3국 안보실장 회의 뒤 배포한 언론발표문에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3국 간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일 안보실장들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의 전면 이행과 △핵 비확산 △한반도 내 억지력 강화와 평화·안정 유지를 위해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중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양국은 북핵 등 한반도 문제 해결 의지를 다졌다. 특히 왕 위원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는 정 장관의 요청에 "한국과 함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가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발표문에선 미국의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에 초점을 맞춘 원칙적 접근이 강조된 데 반면,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선 '북한의 입장도 살필 필요가 있다'는 중국의 시각이 좀 더 짙게 묻어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이번 안보실장 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안보에 관한 공통 관심사도 논의됐다"고 밝혀 사실상 중국 관련 현안들이 의제에 포함됐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동·남중국해 진출에 따른 주변국과의 갈등 문제 등이 이번 안보실장 회의에서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백악관은 이번 회의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반도체의 공급망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혀 우리나라·일본과 함께 "반도체 시장에서도 반(反)중국 연대를 꾀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선 2016년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가동이 중단됐던 한중 외교안보(2+2) 대화를 올 상반기 중 재개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우리 외교부가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지난달 서울에서 열렸던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등을 염두에 두고 한국과의 접촉면을 넓히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 때문에서 '한미일 3국 연대' 중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란 평을 듣는 우리나라를 향해 중국이 추파를 던지기 시작했단 것이다.

우리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우리 동맹이고,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라며 "(미중) 두 나라 관계가 건전하게 발전하는 게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안정에 중요하다. 그래서 우린 양국이 갈등 요인을 줄이고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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