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 폭등 '금값'된 파…3월 소비자물가 1.5%↑ 14개월래 최고

농축수산물·석유 물가 상승 주도…파 27년만에 최고 상승률

통계청 "올해 1~3월 누계비 1.1%, 인플레 우려 단계 아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5% 오르며 14개월만에 가장 큰 오름세를 나타냈다. 농축수산물과 석유 가격 등이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파 가격은 무려 305.8% 폭등하며 1994년 이후 27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5% 오른 뒤 14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세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0%대의 낮은 상승률을 보이다가 지난 2월 1.1%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작년 작황부진과 AI(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두자릿수 상승했다"며 "대면서비스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가격도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3월 물가 주요 특징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전기·수도·가스는 하락했으나 농축수산물, 서비스, 공업제품이 올라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보다 2.5%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13.7% 상승해 2월(16.2%)에 이어 상승세가 여전했다.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 등의 기상 영향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쳐 작황이 부진했던 탓이다.

특히 파는 무려 305.8% 올라 지난 2월의 상승폭(227.5%)을 상회했다. 이는 1994년 4월 821.4% 오른 뒤 최대 상승폭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통계청 관계자는 "농산물의 경우 날씨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특히 파 가격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났다"면서 "조만간 조생종이 나온다고 해서 4월에는 파 가격도 크게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달걀도 39.6% 오르며 AI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국산쇠고기도 11.5% 올라 전체 축산물 물가는 10.2% 뛰었다. 수산물은 1.8% 올랐다.

집세는 한해 전보다 1.0% 오르며 2018년 2월(1.0%)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4%, 0.6%였다. 전세는 2018년 6월(1.4%), 월세는 2014년 11월(0.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비스는 0.7% 올랐다. 이 중 개인서비스는 1.8% 올라 2019년 9월(1.3%)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개인서비스에서 외식물가는 1.5%, 외식 외는 2.0% 각각 올랐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을 전반적인 수요 회복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어 심의관은 "외식 물가의 경우 구내식당 식사비(+1.2%), 생선회(+1.4%)에서 인상 폭이 컸는데 이는 수요 회복보다는 재료비 인상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외식 외의 경우도 아파트 관리비와 보험료 인상폭이 커 운영비 인상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공서비스는 2.0% 하락했는데, 경기·인천 지역의 고등학교 등록금 무상화의 영향으로 인한 고등학교납입금 하락(-99.8%) 영향이 컸다.

공업제품은 0.7% 올랐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에 힘입어 석유류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LPG는 2.8%, 휘발유는 1.8%, 경유는 0.7%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전년 동월 대비 5.0% 떨어졌다. 도시가스(-10.3%), 전기료(-2.1%), 지역난방비(-2.6%) 등의 지표가 모두 하락세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0%,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0.6% 각각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5%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16.5% 상승했다.

어 심의관은 내달 물가 전망에에 대해 "소비심리 개선 등 수요상승, 국제유가 등 공급측면 상승도 있고 작년 4~5월에 낮아서 기저효과도 있다. 경기가 회복하며 완만하게 상승하는 수준인데 앞으로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1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서울 도심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2,090원, 경유를 1,8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다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어 심의관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와 전년 같은 기간을 비교한 누계비는 1.1% 상승으로, 이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여러 요인이 개입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8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한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현 추세와 작년 2분기에 낮았던 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2분기 물가 오름 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올해 전체 소비자물가의 경우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3월 소비자물가에 대해 "농축수산물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류 가격 상승 전환 등의 영향으로 2월에 비해 오름폭이 확대됐다"면서 "농축수산물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세 둔화와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른 생육상황 개선 등으로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중심으로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안정적 물가관리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며 "정부 비축·방출과 수입 확대,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수급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국제유가와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업계 지원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는 등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통계청은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5%,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가장 크게 오른 품목은 농축수산물로 전년동월대비 13.7%가 올랐다. 2021.4.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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