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차질에 공장 셧다운까지"…파업 장기화에 산업계 '초비상'

무협 "화물연대 파업 피해신고 53건"…시멘트업계 피해추산 464억원 달해

석유화학 공장 가동중단 위기감…국토부-화물연대 교섭 난항 예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생산단절과 위약금 발생 등 피해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27일 한국무역협회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와 관련한 애로사항을 접수한 결과 23일부터 25일 오후 6시까지 총 31개사로부터 53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신고 유형을 살펴보면 '납품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 및 해외 바이어 거래선 단절'이 24건 접수돼 45%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물류비 증가 15건(28%), 원·부자재 반입 차질에 따른 생산중단 13건(25%), 공장·항만 반출입 차질로 인한 물품 폐기 1건(2%) 순이다.

실제 한 식품 시즈닝 수출업체는 수출물품 출고 지연으로 물량 공급 계약을 지키지 못해 해외 바이어가 배상금 지급 요청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또 해외 현지에서 대체 거래선을 찾고 있어 향후 수출 물량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에 수출도 차질이 생겼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62.6%로 평시(10월 기준 64.5%) 수준이다. 일부 주요 항만에서는 적체된 컨테이너를 선박으로 옮겨 해상 운송을 하고 있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집계된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208TEU(1TEU는 20ft짜리 컨테이너 1대)다. 평시(3만6824TEU) 대비 17%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가 나흘째 이어진 27일 오전 경기 의왕ICD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2022.11.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출하가 중단되면서 시멘트와 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한 파업 여파도 커지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시멘트업계는 파업 3일만에 누적 464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파업 첫날인 24일 20만톤 중 19만톤 이상 출하되지 못해 19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25일에 예정돼 있던 출하량 20만톤 중 18만톤이 출하되지 못해 18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3일째인 26일에는 10만3000톤의 출하량을 계획했으나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로 실제 출하량은 9%수준인 9000톤으로 감소하면서 사실상 마비됐다. 피해금액 추산액은 26일 기준으로 464억원에 달한다.

시멘트는 특수 운반차량인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로 운송된다. 전체 BCT 3000여대 중 1000대 정도가 화물연대 소속인데, 화물연대에 속하지 않은 차주들도 파업에 동조해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시멘트 운송 차질로 레미콘 품귀현상이 발생하면서 골조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 울산 공장 등 자동차 생산공장 카캐리어가 대부분 운행을 중단하면서 로드탁송(판매용 차량을 운전해 운송)을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무기한 총파업 이틀째인 25일 오후 부산 남구 용당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2022.11.25/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전남 광양항과 포스코 광양제철소, 여수국가산단지 석유화학업체의 물류 차질도 심각하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철강제품 등이 내부에 적체돼 반출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일부 물량은 선박을 이용해 운송하고, 야적장 부지와 제품 보관창고를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수해복구를 위한 설비자재의 입출고 운송이 가능하도록 협조를 지속적으로 요청 중"이라며 "현재 복구용 자재는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과 GS칼텍스의 경우 탱크로리 차량으로만 운송이 가능한 석유화학제품이 나흘째 반출되지 못하면서 공장 가동 중단될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지난 24일 총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6월 파업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화물연대는 28일 국토교통부와 공식 대화에 나선다. 그러나 정부는 그간 화물연대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와 교섭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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