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와 사사건건 불협화음…두달만에 시험대 오른 주호영 리더십

취임 두 달, 국정조사·수석 퇴장 등 놓고 친윤계와 잇따른 충돌

'원내대표직 그만두고 싶다'는 고충 토로 얘기도 나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두 달만에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야당과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협상 결과와 대통령실 수석의 "웃기고 있네" 필담 논란 등을 두고 사사건건 친윤계 세력과 부딪치면서다.

대표적인 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계획서 채택건이다. 주 원내대표가 가까스로 야당과 합의를 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검찰청을 국조 대상에 포함시킨 주 원내대표를 향한 성토가 터져 나온 것이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본회의 표결로 이어졌다. 지난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는 재석의원 254명 중 220명(86.6%) 찬성으로 통과됐으며 반대는 13명, 기권은 21명이었다. 민주당은 전원 찬성했지만 반대표와 기권표 대부분은 국민의힘에서 나왔다.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문까지 작성한 사안에 대해 30표 넘는 반대·기권표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중 다수가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장제원·이용·윤한홍 의원 등은 반대표를, 유상범·박수영 의원 등은 기권표를 던졌다. 권성동·정점식·이철규 의원 등은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본회의에 앞서 진행된 국민의힘 의총장에서는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검찰청을 국정조사 대상에 넣는 데 합의한 주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첫 회의가 파행되는 등 여야 합의 하루 만에 합의가 파기될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율사 출신인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국정조사 참여에 대해 "굳이 국정조사를 받을 필요가 있을까"라며 "야당의 합의가 이뤄진 당일 오전 의총에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과정에서 당정 관계가 매끄럽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야가 국조에 대해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통령실에서 불편한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를 방문해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의 분위기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가 당내 반발에 부딪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주 원내대표는 위원장 자격으로 필담 논란을 일으킨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켰는데 이를 두고 장제원·이용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주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 부글부글하다"라고 주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했고, 이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정부 때 강기정 정무수석은 운영위에서 더하지 않았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영남권 5선인 주 원내대표는 지난 9월 친윤계 일부가 '윤심'(윤석열 대통령 뜻)이라며 원내대표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다. 그러나 압승이 예상됐던 이용호 의원과의 경선에서 불과 19표 차이로 당선되면서 시작부터 입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난 7월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됐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주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고총을 토로했다는 이야기도 당 안팎에서 들리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당초 차기 당대표 출마까지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국정조사 합의 논란으로 사실상 당대표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