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타디움서 신천지 10만명 행사 열려…반대단체 맞불 집회

시·경찰 현장 교통·안전관리 안간힘…신천지 측 안전요원만 1만5000명

시민들 "집단확진 고통스러웠던 과거 생각나, 또 대규모 행사 불쾌"

 

코로나19 유행 초기 감염확산을 불러왔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신자 10만명이 모인 종교집회가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날 신천지 신자 10만여명은 전국에서 버스 2500대에 나눠 타고 신도 113기 수료식 행사를 위해 대구스타디움에 모였다. 이 스타디움에 10만 인파가 모인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으로 대구시와 경찰 인력이 현장 교통·안전관리를 위해 투입됐다.

앞서 신천지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등을 위해 실외 행사에서 신도 전부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행사가 끝나고 귀가 버스 안에서 도시락 식사 진행, 공용화장실 손소독 배치, 유증상 의심 경우 개별신속검사를 진행하겠다는 안전계획서를 행사 관할 지자체인 수성구에 제출했다.

대구시는 유관기관과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안전 등에 관한 회의를 열고 경찰 400여명, 소방 84명을 현장 투입해 교통 혼잡 및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신천지 측은 자체 안전 요원만 1만5000명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와 지자체 등 유관기관이 방역과 안전 관리를 위해 노력했지만, 시민들은 신천지가 대구에서 대규모 종교 행사를 연 것에 대해 불쾌한 입장을 드러냈다.

20일 대구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서 신천지 신자 10만명이 수료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신천지 신자들은 전국에서 버스 2500여대를 타고 모였다. 주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한 신자들이 보조경기장에서 스크린을 통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2022.11.20/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대구스타디움에 산책을 나온 시민 A씨는 "2020년 전국 31번 확진자가 신도들과 접촉해 집단 확진을 시켰다. 이로 인해 시민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과거가 생각났다"면서 "시민들이 받았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대규모 종교 행사를 연다니 불쾌하다"고 했다.

시민 B씨는 "종교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대구 시민들에게 신천지는 아픈 기억이다"면서 "신천지가 종교행사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인근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대구·경북 피해자 모임은 대구 수성구 노변동 경기장 네거리에서 버스를 타고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신도들을 향해 '신천지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내며 집회를 열고 있다. 2022.11.20/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3시간가량 이어진 대규모 행사를 끝내고 신천지 신도들이 대형 버스를 타고 스타디움을 빠져나오는 가운데, 인근 도로에서는 10여명으로 구성된 대구·경북 피해자 모임이 현수막을 들고 '신천지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 모임에 참석한 시민 C씨는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신도들이 가까이 붙어서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해제로 야외 활동이 자유로워졌지만, 전국에서 모였기 때문에 더 철저한 거리두기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콘서트에 관객이 10만명이 모였다면 더 혼잡해 현장 관리가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이날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버스가 나눠서 현장에 도착해 교통 혼잡도 없었고 종교행사 특성상 안전 관리가 잘 된 것 같았다"고 전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천지가 제출한 안전계획서대로 잘 진행한 것 같다"면서도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대해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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