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2', 부피 확장의 좋은 예…초인들의 불꽃놀이

부피 확장의 좋은 예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마녀 2'(감독 박훈정)는 다채로워진 캐릭터와 설정으로 전편의 세계관을 확장시킨 판타지 히어로물이었다. 너무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해 다소 산만한 이야기를 예상하기 쉬우나 실제 베일을 벗은 영화는 비교적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개로 몰입을 끈다.  

영화는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쯤으로 추측되는 과거의 어느 시점, 대절 버스를 타고 단체관광을 가는 신월패션 직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테이프로 음악을 듣고 있는 한 젊은 여성은 여느 청춘과 다름없이 친구와 수다를 떨며 버스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버스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 도착하고, 버스 안의 모두가 기절한 가운데 여성은 어디론가로 옮겨진다. 

눈을 뜬 여자가 만난 것은 쌍둥이 백총괄(조민수 분)과 닥터백(조민수 분)이다. 두 사람은 여성을 안심시키고 그의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쌍둥이 동생을 만들어 줄 뿐 아니라 수많은 형제와 자매를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이어진 현재 시점. '아크'라고 명명된 곳에 총을 든 무리가 습격을 감행한다. 연구실처럼 보이는 그곳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피를 흘리며 죽는다. 그러나 총탄으로 여러 번 머리를 관통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여자아이가 살아남아 피투성이가 된 채 그곳을 걸어나온다. 그렇게 제주도 인근을 배회하던 소녀는 마침 경희(박은빈 분)를 납치해 싣고 가던 용두(진구 분) 무리와 마주쳐 그들의 차에 타게 된다. 예사롭지 않아 보였던 소녀는 결정적인 순간 엄청난 능력을 발휘해 무리를 제압하고 경희와 함께 탈출한다. 

한편 초인간주의 그룹의 실세이자 비밀연구소 아크의 관리를 책임지는 장은 마녀 프로젝트의 창시자 백총괄을 찾아 아크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 묻는다. 과연 아크에서 발생했던 사고는 누구의 지시로 발생한 것일까. 사고의 유력한 책임자로 추측되는 백총괄은 은밀히 본사 요원 조현(서은수 분)에게 아크에서 탈출한 소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다. 

영화는 여러 캐릭터들을 보여준다. 흡사 영화 '늑대소년' 속 늑대소년을 연상시키는 소녀(신시아 분)는 말없이 본능에 충실한 모습으로 웃음을 주는 반면 초능력을 발휘할 때는 '범죄도시' 마석도 형사를 콧김으로 날려버릴 수 있을만한 파워로 경희와 그의 동생 대길(성유빈 분)을 놀라게 한다. 경희와 대길이 소유한 농장 소유권을 노리는 용두는 영화 속 가장 연약한 존재로서 인간이 초인들 앞에서 얼마나 무능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보통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는 본사 요원 조현과 그의 동료 톰, 그리고 미스터리한 토우의 멤버들은 기상천외한 능력치로 영화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여러 캐릭터들로 인해 영화는 자칫 혼란스러움을 야기할 수도 있었으나, 이들의 관계는 비교적 쉽게 설명된다. 캐릭터가 다양한 반면 구도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어떤 목적을 위해 유전자 변형 인간을 만들어낸 무리가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존재들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과오를 수습하기 위해 자신들이 만들어낸 존재들을 다시 파괴하고자 한다. 

소녀를 연기한 신시아는 '마녀'의 김다미와는 다른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다미가 단단하면서도 속내를 읽을 수 없는, 완성형 '천재 초인' 구자윤을 보여줬다면 신시아는 아직은 미숙하고 동물적인 순수함을 지닌 소녀를 보여준다. 박은빈과 성유빈의 캐스팅은 좋은 한 수였다. 따뜻하고 단단한 이미지를 지닌 박은빈, 인간적이고 귀여운 성유빈은 노련한 연기력으로 아직은 존재감이 부족한 주인공 신시아의 성장서사를 그럴듯하게 완성해냈다. 장과 조현, 그리고 조현의 동료 톰 등 선악을 파악하기 어려운 새 캐릭터들은 '마녀 유니버스'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준다. 

액션의 경우 초능력을 사용하는 액션이라 현실적인 타격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CG를 사용한 화려한 퍼포먼스와 볼거리가 이를 대신한다. 압도적인 악당들을 때려잡는 주인공의 더 압도적인 능력치는 히어로물을 볼 때와 비슷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마블 영화처럼 '쿠키 영상'을 공개한 점에서 박훈정 감독의 야심이 엿보인다. 13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감이 좋은 영화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전편의 주인공 김다미의 등장이 반가움을 준다. 오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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