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홀린 K팝 인기 속 '아이돌 드라마'도 봇물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에스파 등 다양한 아이돌 스타들이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면서 K팝 인기를 끌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이돌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들도 조명받고 있다. 

지난 7일 처음 방송된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연출 안지숙)는 월드스타 아이돌의 로맨스를 그린다. 몽유병을 앓고 있는 월드스타 아이돌과 이를 비밀리에 치료해야 하는 신분위장 입주 주치의 '멘탈 치유 로맨스'를 내세웠다.

1회에서는 천재 뮤지션이자 밴드 루나(LUNA)의 리더 윤태인(이준영 분)이 콘서트 도중 갑자기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4집 앨범이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실패했고, 이에 대한 압박감에 수면장애에 시달리다 결국 몽유병까지 생긴 것. 이에 우연한 만남을 계속 이어가던 인윤주(정인선 분)이 윤태인의 입주 주치의가 될 기회를 얻게 되는 모습도 전파를 탔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이돌의 남모를 고충과, 인기 만큼이나 자신에게 쏟아지는 세간의 주목에 대한 부담감까지 느끼는 아이돌 윤태인의 모습은 그간의 아이돌 드라마들과는 또다른 차별점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가 방송된 다음날인 8일 처음 방영된 JTBC 월화드라마 'IDOL [아이돌 : The Coup]'(극본 정윤정/ 연출 노종찬/ 이하 '아이돌')은 성공한 아이돌이 아닌 소위 '망돌'이라고 불리는 망한 아이돌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차별성을 드러냈다.

'아이돌' 1회, 2회에서는 데뷔 6년 차 아이돌 코튼캔디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해체 위기에 놓인 팀을 살리기 위해 혼자 아파트 행사 스케줄까지 소화하는 리더 제나(안희연 분)의 모습과, 과거 회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데뷔를 했지만, 이제는 팬들의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방황하는 코튼캔디 멤버들의 모습은 씁쓸함을 자아냈다.

'아이돌'은 성공한 아이돌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데뷔 후 찬란한 꽃길을 만들어나가는 아이돌들의 고군분투를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에 냉철한 현실의 벽을 절감하는 아이돌 그룹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에 집중했다. 인기 아이돌들의 존재 이면에는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돌들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아이돌에 대한 색다른 시선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실제로 두 드라마 모두,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 속 아이돌 밴드 루나의 멤버 역은 장동주를 제외하고 모두 현직 아이돌 멤버들이 맡았다. 이준영을 비롯해 뉴이스트의 김종현(JR), 워너원 출신 윤지성, AB6IX의 김동현은 자신들의 아이돌 경력을 살려 극 중 호연을 펼치고 있다.

'아이돌' 속 등장하는 코튼캔디 멤버들도 한소은을 제외한 안희연(하니), 추소정(우주소녀 엑시), 라붐 안솔빈, 김지원(레드스퀘어 그린) 등이 모두 아이돌 출신이거나 현역 아이돌 그룹에 속해있다. 

특히 '아이돌' 속 제나 역을 연기하는 안희연은 실제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한 순간의 기회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역주행을 한 그룹 EXID의 멤버라는 점에서 드라마 '아이돌'의 스토리와 궤를 같이 한다. 이에 대해 안희연은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대본을 읽고 남 얘기 같지가 않았다"라며 "대본을 읽으면서 그 모든 시간들 속에 있었던 제가 많이 위로를 받았다"라고 얘기한 바 있다.

이처럼 아이돌들이 직접 연기로 전달하는 아이돌의 삶은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돌 드라마들이 과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앞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방송된 KBS 2TV '이미테이션'(극본 최선영, 김민정/ 연출 한현희)도 아이돌의 삶에 대한 신선한 이야기를 펼치면서 눈길을 끌었지만 자체 최고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집계 기준)의 아쉬운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해외 K팝 팬덤에서는 꽤 흥행을 거두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국내 시청자들의 마음은 쉽게 사로잡지 못한 모습이었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와 '아이돌' 역시 초반 시청률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 1회는 2.1%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아이돌'은 1회 0.8%(전국 유료가구 기준), 2회 0.6%의 시청률을 보이며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과연 이들이 '아이돌 드라마는 흥행참패'라는 기조를 깨고 시청률 면에서도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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