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연애하세요…'짝짓기' 프로그램 설렘과 자극 사이

TV를 켜면 남녀가 짝을 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솔로들로 이뤄진 남녀 조합이 있는가 하면 이별을 앞두거나 이별을 한 커플들의 모습도 담긴다. 아예 '돌싱'들의 연애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도 있다. 그야말로 '짝짓기 프로그램' 전성시대다.

1990년대 방송된 MBC '사랑의 스튜디오'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짝짓기 프로그램의 원조라 일컬어진다. 이후 연애 프로그램들은 리얼리티를 강조한 SBS '짝'부터 지난해 시즌3까지 방송되며 많은 사랑을 받은 채널A '하트시그널'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왔다.

최근 등장한 짝짓기 프로그램들도 제각각의 개성있는 소재들로 눈길을 끈다.

 

먼저 지난달 18일부터 공개되고 있는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는 각자의 이유로 이별을 고민 중인 세 커플이 여행을 떠나 각각 다른 연인의 이성과 데이트를 하면서 현재 연인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형식이다.


지난 6월25일 공개된 티빙 '환승연애'도 이별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이별을 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간다는 색다른 형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돌아온 싱글들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하는 MBN '돌싱글즈'도 있다. 오는 11일 처음 방송되는 '돌싱글즈'는 일반인 돌싱 남녀 8인이 '돌싱 빌리지'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매칭된 짝과 실제 동거 생활에 돌입하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오는 5일 방송되는 IHQ '리더의 연애'는 사회에서 잘나간다고 인정받는 여성 CEO, 커리어 우먼에 초점을 맞춰 이들의 새로운 연애 이야기를 풀어내는 프로그램. 기존의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초점을 맞춘 인물이 '성공한 여자들'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리얼리티 짝짓기 프로그램 '짝'으로 화제를 모았던 남규홍 PD도 새로운 연애 리얼리티 예능 '나는 솔로(SOLO)'를 내놓는다. SBS플러스와 NQQ에서 오는 14일 처음 방송되는 '나는 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더욱 과감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에 돌입했다. 세상에서 가장 핫한 지옥인 무인도에 갇힌 남녀 10인의 솔직하고 당당한 연애를 그릴 '솔로지옥'은 19금 데이트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투 핫'의 한국판이라고 불리며 제작 확정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짝짓기 프로그램'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추세에 대해 "연애 프로그램이라는 장르는 안정적인 시청 층이 존재한다"라며 "어느 정도 제대로 잘 만들며 큰 흥행이 될 수 있으니깐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누군가와의 만남이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대리만족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큰 효용을 기대해봐도 좋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짝짓기 프로그램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우려도 존재한다. 또한 이별을 앞둔 커플을 다루는 소재, 19금 데이트 프로그램 등 다소 자극적인 소재로 일반인 출연진들을 다루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와 걱정을 보내는 시선도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몇몇 짝짓기 프로그램들의 경우 소재 측면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자극성이 강해지는 부분들이 있다"라며 "이런 것들은 연애라는 부분을 너무 가볍게 소비될 수 있게 하는 경향도 있어 과연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짝짓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의 경우 연애에 대한 결핍성을 충족하기 위해 출연을 결심하는 것이 클 텐데, 자칫하면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상처를 입을 수 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한 제작진이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느냐는 것도 한 번 점검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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