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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생활-김 준] 공감(共感)에 대하여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공감(共感)에 대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공감이 없는 시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 감정에 대하여 같은 생각이나 느낌을 갖는다는 것인데,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생각에는 공감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슬픔이나 기쁨 같은 감정에 있어서는 같은 감정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인간의 도리요 인지상정(人之常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경에도,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라고 가르쳤고, 우리나라 속담에도 기쁨을 함께 하면 그 기쁨은 배로 증가되고, 슬픔을 함께 하면 그 슬픔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공감을 할 수 있는 감정은 아무 때나 울고 웃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거쳐야만 나타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슬픔이나 기쁨에 공감하기 전에 그 사람의 환경과 처지를 잘 아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쉽게 공감이 되질 않습니다. 그 사람에 대하여 잘 알고 나면 자연히 그를 이해하게 되고, 이해를 하게 되면 대부분 공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고 공감은 동정심으로 발전하여 사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서울에 있는 어느 회사의 신우회(信友會) 회원들이 어느 해 크리스마스때 한 고아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준비해온 여러가지 선물들과 노래, 이야기 등으로 즐거운 여흥을 재미있게 마쳤습니다. 

얼마 후 그 회원들이 돌아갈 시간이 되어 방을 나서는데 한 고아가 어느 회원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아저씨!”하고 불렀습니다. 그 회원이 그 고아를 내려다보면서 “왜 그러지?”하고 묻자 그 고아는 “나를 한번 안아주고 가셔야죠”하면서 그 아저씨를 향해 두 팔을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그 순간 그 회원은 자신이 그 고아들에게 주어야 할 가장 소중한 것 한가지를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얼른 그 고아를 힘껏 껴안고 그의 뺨에 뽀뽀까지 해주었습니다.

그 고아들에게는 선물이나 노래나 이야기보다도 사랑이 담긴 몸짓, 즉 온기 가득한 사랑의 품이 그리웠던 것입니다. 그들에게 아무리 좋은 선물을 안겨준다고 해도 그것들이 가슴과 가슴이 맞닿는 따뜻한 사랑의 품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 신우회 회원들은 그 고아들이 진정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더라면 훨씬 더 뜻깊은 방문이 되었을 것입니다. 

진실한 사랑의 마음가짐 없이는 그 누구를 위로하거나 위문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진실한 사랑 없이 하는 위로는 오히려 상처를 남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도 어떤 직분자로서의 의무감이나 체면 때문에 누군가를 위문해야 할 경우가 있을 지라도 그 위문에는 반드시 사랑의 동기가 담겨 있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2개의 관계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이고 또 하나는 나와 이웃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항상 기도로 하나님과 대화하며 감사드리고, 간구하고 고백하면서 영감을 얻고 계시를 받음으로써 유지되지만 대인 관계는 수많은 이웃들과의 끊임없는 사랑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 이웃은 언제나 내 눈길이 닿고 내 말과 손길이 닿는 공감의 대상들입니다.

그 이웃이 울 때 함께 울고 기뻐할 때 함께 기뻐하지 못한다면, 국민을 사랑한다는 것도, 민족애도 인류애도 모두가 공허한 구호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 이웃 사랑의 시발점이 바로 공감의 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다른 사람의 처지를 잘 알게 되면 그를 이해하게 되고, 이해를 하고 나면 자연히 공감을 하게 되고, 공감을 하게 되면 동정심이 유발되어 사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그래도 우리가 이웃을 향한 공감의 지평을 꾸준히 넓혀 가노라면 누구나 다 이 지구촌 어느 공간 어느 시간 속에 사랑의 흔적을 담은 작은 하나님의 나라 건설의 일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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