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애의 맛'이 오는 7일 개봉된다. © News1 스포츠 / 영화 ´연애의 맛´ 포스터>
과연 인간은 사랑으로 결함을 극복할 수 있을까.
영화 '연애의 맛'(감독 김아론)은 19금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트라우마를 품고 있는 남녀가 어떻게 이를 극복해나가는지 그리는 데 집중한 작품이다. 분만은 불가능하지만 예쁜이 수술계 1인자로 꼽히는 산부인과 전문의 왕성기(오지호 분)와 성기 확대를 전문으로 하는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강예원 분)의 티격태격 로맨스가 주된 내용이다.
겉보기에 완벽한 전문직 종사자들이지만 내면에는 결함을 하나씩 안고 있다. 왕성기는 과거 트라우마로 인해 생긴 신체적 결함을 지녔고 길신설은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은 인정 욕구가 강한 인물이다. 왕성기는 다소 거창한 이름과 달리 발기가 안 된다는 남모를 고충 탓에 히스테릭한 철벽남으로 변모해간다. 길신설은 비뇨기과계 1인자인 아버지를 따라 금기에 도전, 비뇨기과 전문의가 됐으나 아버지와의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고 성적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한 데 따른 콤플렉스로 연애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런 두 사람이 우연한 계기로 첫 만남을 갖게 되고 이후 왕성기가 길신설의 윗집과 옆 병원에 이사를 오게 되면서 인연은 시작된다. 각자 지닌 성 지식을 바탕으로 치열한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나 의도치 않은 코믹한 신체 접촉 상황극이 큰 웃음을 유발한다. 현실에서는 다소 민망할 법하지만 화끈한 19금 농담들이 통쾌함을 느끼게 하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티격태격하는 두 남녀의 대화에 뿌려진 갖은 자극적 MSG 양념들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각 상황극의 재미를 책임진 건 오지호와 강예원의 연기였다. 자칫 장르 특성상 과도한 표현력이 작품 감상에서 이물감을 느끼게 할 여지가 있는데, 두 배우가 코믹한 상황을 진지하게 연기해 큰 웃음이 유발된다. 강예원의 주정 신이나 왕성기의 다정한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에서 의외의 웃음이 터진다. 김민교와 홍석천이 출연하긴 했지만 두 사람이 영화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 이들의 기존 캐릭터가 그대로 영화에 드러나도 제 몫 이상의 활약은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연애의 맛'은 성향과 취향이 전혀 다른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완벽한 상대가 되기까지의 드라마를 긴밀하게 쌓아올렸다. 상투적인 얼개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코믹 요소들과 기본적인 캐릭터 직업 설정에서 비롯된 케미스트리가 흥미롭다. 19금 코미디 장르를 내세웠지만 장르 특성이 왕성기와 맹인영(하주희 분) 간의 관계에만 국한된 점이 아쉽다. 오지호와 강예원의 코믹 본능이 영화적 결함을 200% 상쇄하는 중요 요소로 기능한다. 오는 7일 개봉.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