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극본 안신유/연출 오진석)이 지난 16일 종영했다. '하자있는 인간들'은 첫 날 방송분인 2회에서 4.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는데 이는 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이었다. 이 드라마는 방영 기간 평균 2~3%대 시청률을 나타냈고, 마지막회인 32회는 2.9%의 시청률을 보였다. 전작인 '어쩌다 발견한 하루'처럼, 시청률이 높진 않지만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도 못했다.
'하자있는 인간들'은 요즘 드라마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유치하고 작위적인 로맨틱 코미디로 초반부터 혹평을 받았다. '꽃미남 혐오증'에 걸린 주인공 주서연(오연서 분)과 과거 뚱뚱했던 소년이었다가 환골탈태했지만 외모강박증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재벌 3세 고등학교 이사장 이강우(안재현 분)의 인물 설정부터 그리 새로울 게 없었다. 또한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다 편견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게 되는 과정도 특별함 없이 전개됐다.
스토리와 캐릭터부터 큰 매력을 선사하지 못하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력도 방송 내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하자있는 인간들' 전작들에서부터 연기력을 지적받아온 안재현에 대한 평가는 더욱 냉정해 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15년 방송된 지상파 첫 주연작인 KBS 2TV '블러드'로 연기력 논란이 제기됐고,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다시 만난 세계'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블러드' 당시보다 비중이 줄어 연기력 논란은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연으로 다시 나선 '하자있는 인간들'에서는 약점을 또 한 번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간 안재현은 같은 문제점을 지적받아왔다. '하자있는 인간들'에서도 인물의 감정을 뚜렷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특유의 밋밋한 표정과 연기력, 부정확한 발음과 답답한 발성, 단조로운 대사 처리가 지적됐다.
큰 진폭이나 깊이 있는 감정 연기가 요구되는 장면에선 발성과 표정 모두 불안했다. 몸을 쓰는 장면에서의 뻣뻣하고 어색한 움직임 등도 어색함을 줬다. 특히 코미디는 배우의 유연성이 그 어느 장르보다 크게 요구되는데, 배우로서 유연하지 못한 움직임과 표정 탓에 '하자있는 인간들'에선 문제점이 더욱 크게 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재현은 제작발표회 당시 이 작품 주연으로 나서는 소감에 대해 "감독님께서 '네 인생에서 이만큼 망가지는 일이 없을 거다. 이만큼 망가지고 재밌는 연기하는 건 마지막일 것'이라고 하셨다. 코미디는 도전해보고팠고 좋아하는 장르였다"며 "얼굴이 못생기게 나오든, 망가지든 정말 열심히 임했다. 다시는 없을 코미디라 생각하며 열심히 찍고 있다. 앞으로 연기 생활은 이 작품 통해서 지켜봐야 할 문제 같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다시는 없을 코미디"라며 '하자있는 인간들'을 선보이는 각오를 전했지만 결과적으로 연기력 부족을 재확인시켰고,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는 데도 성공하지 못했다.
안재현은 지난 2013년 방송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 올해 연기 경력이 햇수로 8년차인 배우가 됐다. 연기 경력 및 주연 비중에 걸맞은 연기력을 그 어느 때 보다 고민해야 봐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