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f(x)(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25·본명 최진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연예계를 넘어 다양한 곳에서 악성 댓글 문제를 지적하며 악플러 처벌과 인터넷 실명제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무분별한 사이버 테러, 언어폭력(악플)과 악플러 근절을 위한 초강경대응 할 것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연매협 측은 "최근 익명성에 기댄 사이버 언어폭력과 악성 루머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될 만큼 심각성을 띄고 있는 가운데, 대중문화예술인이 단지 '공인'이라는 이유로 감수 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서 한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그 가족과 주변인까지 고통 받게 하는 사이버 테러 언어폭력을 더 이상 묵과 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맞서 대응해 나갈 것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한 설리의 비보와 관련해서도 "더 이상 이러한 일들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사이버 언어폭력 및 악플러 근절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연예인들도 악플에 관해 직접 목소리를 냈다. 오정연은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설리의 사망과 함께 대두된 '악플' 문제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그는 "2012년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 판정 근거는 '표현의 자유 제한'.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 실명으로는 표현 못할 정도의 부끄러운 글을 굳이 공론의 장에 펼쳐야 하는가? 글쓴이를 위해서도, 보는 이들을 위해서도 지양하는 게 좋다"라며 "'(무분별한)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그간 몇 명의 꽃다운 생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끝내 아스러져버렸나"라고 지적다.
그는 "자신의 발자취에 책임을 지니는 행동은 인간의 기본 의무인데, 익명성은 그 기본을 망각하게 내버려두는 위험한 장치"라며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원하는 국민청원이 여러 건 올라왔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이유를 제하더라도, 댓글조작 여론선동 방지 등 인터넷 실명제가 실시돼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는 많다. 더 늦기 전에 꼭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리수도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인을 욕되게 하는 악플러들은 인간이긴 한건가"라며 "제발 온라인 댓글 실명제, 본인인증 하지않으면 안 되게끔 바뀌었으면. 더러운 짓 하는 키보드 워리어들 다 싹 잡혀 갔음 좋겠다 아무리 얼굴이 안 보이고 익명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제발 더러운 짓은 하지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현준도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또 한명의 소중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라며 "악플러. 비겁하고 얼굴 없는 살인자입니다"라고 밝혔다. 설리 소속사 선배인 천상지희 선데이도 SNS에 "너한테 상처준 사람들. 인생은 부메랑이다"라고 경고했고, SM 출신 가수 현진영도 악플러들에게 "진짜 그렇게들 할거냐"고 했다.
조민아도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악플을 달고 있을 사람 같지도 않은 존재들이 뿌린대로 거두기를"이라며 "아프다는 내 기사에도 익명성을 등에 업고 그거 별거 아니라고 정신병원에나 가라고 낄낄대고 있는 악마 같은 쓰레기들 똑같이 그 이상으로 돌려받을거다. 우리 환우분들의 아픔까지도"라고 일침했다.
또한 걸스데이 출신 방민아는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한 네티즌이 남긴 댓글을 캡처한 이미지를 올렸다. 앞서 방민아는 14일 설리를 추모하기 위한 글을 올렸는데, 해당 글에 '왜 너도 가고 싶냐 XXX야'라는 욕설을 적은 댓글인 것. 방민아는 이에 "이걸 어떻게 이해를 해봐야 할까요? 신고하겠다"라고 경고했다.
베리굿 조현도 설리에 대한 추모글을 올렸다가, 악성 댓글이 달리자 15일 "악플 자제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기은세는 "그들 눈에는 아프다는 신호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누군가 죽어야 끝난다는 건 너무 이상한 세상"이라며 "그들에겐 누군가 죽는 것도 살아있는 것도 그다지 그렇게 큰 일이 아니겠지. 그냥 떠들기 쉬운 남의 일이니"라며 비통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 15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연예인 f(x) 설리를 죽음으로 몰아간 악플러들의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와대 국민청원은 16일 오전 10시20분 기준 4924명의 인원이 동참했다.
해당 청원 작성자는 "설리씨를 죽음으로 몰아간 악플러들의 강력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며 "법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또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악플러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을 더 강하게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악플러를 향한 처벌과 인터넷 댓글 실명제 시행을 요구하는 청원이 여러 건 게재됐다. 이처럼 생전에 악플에 시달려왔던 고인을 향한 추모의 뜻은 물론, 악플러에 대한 강력 처벌과 인터넷 실명제 등을 요구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