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보름이 첫 주연작 출연 소감부터 꿈을 이루기 전 힘들었던 과거 시절, 결혼까지 다양한 결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줬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의 한 카페에서 드라맥스, MBN 수목드라마 '레벨업'(연출 김상우, 극본 김동규) 출연 배우 한보름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한보름은 '레벨업'에서 부도난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신연화로 분해 짠내 나는 현실 직장인의 모습과 위로를 부르는 눈물 연기 등으로 공감대를 높이며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훌륭히 살려냈다. 그는 당당하고 씩씩한 신연화를 사랑스러운 비주얼과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그려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보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주연을 맡았다. 지난 2011년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로 데뷔한 지 8년 여 만이다. 이에 대해 한보름은 "부담이 엄청 컸다. 절대 내가 폐를 끼치면 안 되니까 준비도 많이 하고… 최대한 잘해야겠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그걸 풀어갔다. 감독님, 작가님, 성훈 배우님도 많이 이끌어주고 함께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정말 많이 배웠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첫 주연을 잘 소화하기 위해 준비도 많이 했다. 한보름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받으며 내게서 연화와 비슷한 면을 많이 이끌어내려고 노력했다. 연화와 나는 '열정 부자'라는 점이 비슷했다"며 "연화는 독기도 있고, 자신감과 의리로 똘똘 뭉친 친구다. 남들 앞에서 화를 내기도 한다. 나와 반대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점에도 매력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보름은 '주연'이라는 자리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는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지금 주연을 했다고 해서 '또 주연해야지' 그런 건 없고 그냥 조금씩 '레벨업'을 했으면 좋겠다. 주-조연 상관없이 연기적으로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사견을 밝혔다.
'레벨업'에서 한보름은 성훈과 커플 연기를 하며 남다른 '케미'를 발산했다. 실제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한보름은 "처음엔 사실 친해지기 어려웠다. 성훈은 예능에도 많이 나오고 잘생겨서 연예인처럼 느껴지더라.(웃음) 그러다 함께 하는 신이 많아서 자연스레 친해졌는데, 너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정말 인간적이다. 현장에서 스케줄이 많아 잠을 못 잤을 텐데도 항상 분위기를 업 시켜줘서 역시 주연 배우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또 나와 연기를 할 때도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고 하면서 기다려줘 고마웠다"라고 말해 파트너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모두들 노력을 했음에도 '레벨업'은 시청률 1%대(닐슨코리아)를 넘나들며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그럼에도 한보름은 "스태프들부터 배우들까지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 물론 시청률이 잘 안 나와서 아쉬웠지만 제목을 따라 조금씩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연기했다. 이 작품이 감독님도 입봉작이고 나도 주연이 처음이어서 모두 이 드라마를 통해 '레벨업' 했으면 했다. '레벨업'을 하면서 좋은 기억밖에 없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특히 한보름은 '레벨업'을 통해 본인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게 됐다며 "예전에는 화려하고 부자인 역이 많이 들어왔다. 죽이고, 죽는 역할도 많이 해서 '내가 음침한 사람인가?' 생각하기도 했다.(웃음) 그러다 예능을 통해 나의 새로운 면을 보여드리게 됐고, '레벨업'을 통해 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캐릭터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라고 했다.
한보름은 데뷔 후 8년 만에 주연으로 올라섰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배우가 꿈이었다. 18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하고 대학도 연극영화과를 갔다. 그러다 어떠한 계기로 아이돌을 하게 됐는데 어떻게 가도 배우가 되면 된다는 생각에 함께 준비를 하게 됐다. 당시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엎어지면서 많이 좌절했다. 2011년에 배우로 데뷔도 하긴 했지만 이후에 다시 연습생을 1년 정도 준비했다. 하지만 엎어졌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원형탈모가 생기기도 했다. 당시엔 불행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너무 넘어져서 지금 공백기 4~5개월 있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작품이 들어갔다가 엎어지고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도 불행하지 않게 어떻게 살까 생각을 한다. 그 과거의 시간이 내가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라고 해 성숙해진 면모를 드러냈다.
최근 한보름은 드라마 외에도 예능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tvN '놀라운 토요일-호구들의 감빵생활'(이하 '호구들의 감빵생활')에 출연 중이다. 한보름은 "예능이 너무 재미있다. 사실 토크쇼는 떨리는데 몸을 쓰는 건 즐겁다. 고생해야 하는 타입인가 보다. '호구들의 감빵생활'은 정말 웃고 놀다가 온다. 출연진도 다들 '힐링하러 온다'고 할 정도다. 거기서 실제 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30대인 한보름은 결혼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결혼 생각이 있다. 이전에는 이뤄낸 것도 없고 돈도 없어서 '결혼은 왜 하나, 혼자 열심히 살아야지' 이렇게 생각했는데 빚도 청산하고, 요즘엔 결혼하고도 일을 할 수 있으니까 하고 싶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에 신점을 보러 갔는데 내년 여름에 운명의 상대를 만나서 후년에 결혼한다고 하더라.(웃음) 이상형은 지나치게 자기애 많은 사람보다 남자답고 인간적인 사람이다. 평범했으면 한다. 유별난 사람은 별로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한보름은 "연기적인 부분이나 솔직한 인간 한보름의 모습을 하나씩 보여드리고 싶다. 열심히 오랫동안, 행복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한편 '레벨업'을 마친 한보름은 다음 달 SBS 플러스 '이슈메이커스' 출연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