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에서 알츠하이머 병을 앓는 권도훈(감우성 분)은 전처 이수진(김하늘 분) 사이에서 낳은 딸 아람(홍제이 분)이를 만났다. 이날을 절대 잊지 않으려는 권도훈의 노력이 보는 이들까지 뭉클하게 만들었다.
권도훈은 아람이를 만나고 돌아온 집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영상을 남기기 시작한 것. 치매 증상이 악화되는 가운데 절대 딸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권도훈은 침착하게 "도훈아. 네 이름은 권도훈이야"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네가 사랑하는 사람 이름은 이수진. 네 딸 이름은 아람이. 아무것도 기억 못하겠지만, 오늘은 기적이 일어난 날이라서 도저히 잊으면 안 되는 날이라서 이렇게 기록을 남기는 거다"고 덧붙였다.
"잘 들어라. 네가 죽을만큼 사랑하는 네 딸 아람이, 오늘은 아람이를 본 날이다. 기억을 잃어가는 병 때문에 멀리서 지켜봐야 하는 네 딸 아람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쁘고 보고 싶었던 아람이"라며 애정을 드러낸 권도훈은 "'아람아 안녕?' 하고 아람이와 인사를 했어, 처음으로"라면서 감격했다.
권도훈은 "눈은 너를 똑 닮았고, 입술은 네가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수진이를 똑 닮았어. 손은 너무 작고 예뻐서 만지기 두려웠다. 오늘은 기적 같은 날이야. 진짜 천사를 만났거든"이라며 "매일 기억을 잃어가겠지만 제발 절대 오늘은 잊지 마"라고 털어놨다.
특히 권도훈은 이수진을 생각하다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쁘게 아람이를 키워준 수진이, 사랑하고.."라는 말과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흘린 권도훈은 "고맙고 미안하고.."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를 끝으로 더이상의 기록은 남기지 못했다.
방송 말미에는 권도훈이 이수진과 재회했다. 권도훈이 자신의 치매 증상을 마지막까지 숨기고 떠날 것인지 향후 전개에 이목이 쏠린다. '바람이 분다'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