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가 17년 만에 뭉쳤다. 이들은 추억이 담긴 곡으로 5만 명의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는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가 진행됐다. 그룹 해체 후 17년 만에 열리는 단독 콘서트인 만큼, 그 열기는 대단했다. 팬들은 오전 일찍부터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서서 몇 시간씩 기다리는가 하면, 현장에 모여 담소를 나누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랜만에 H.O.T.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있었다.
이날 H.O.T.는 1990년대 당시 스타일을 재현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첫 곡은 H.O.T. 데뷔곡인 '전사의 후예-폭력시대'(이하 '전사의 후예'). 멤버들은 22년 전으로 돌아간 듯 열정 넘치는 퍼포먼스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진 '늑대와 양', '투지' 무대에서 H.O.T.는 댄스와 라이브를 완벽히 소화해 그간의 공백을 무색케 했다. 'The Way That You Like Me'에서는 변함 없는 가창력을 자랑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H.O.T.는 팬들에게 17년 만에 인사를 했다. 문희준은 "그때 공연장에서 저희가 대표로 이야기한 게 '저희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여기 다시 서기까지 17년이 걸렸다. 너무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17년 동안 추억을 못 쌓은 만큼 오늘 많은 추억을 안고 돌아가셨으면 한다. 17년 만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타는 "저희가 이 장소에서 마지막으로 인사드린 게 2001년이다. 벌써 17년이 넘었다"며 감회가 새롭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으며, 장우혁은 "실감이 안 난다.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도 그렇고, 공연을 보고 있는 여러분을 보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토니안은 "우혁이 말처럼 아직 실감이 크게 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 함께한 분도 있고, 새롭게 찾아주신 분도 계실텐테 끝까지 좋은 시간 보내셨으면 한다. 이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해 팬들을 뭉클하게 했으며, 이재원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함께 했다. 소중한 선물 같은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해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H.O.T.의 히트곡 무대가 이어졌다. H.O.T.는 메가히트곡 '캔디'를 비롯해 '아웃사이드 캐슬', '열맞춰', '아이야', '환희', '행복', '내가 필요할 때', 'We Are The Future', '빛', 'Go! H.O.T.' 등을 불러 팬들의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팬송 '너와 나'와 '우리들의 맹세'는 17년 만에 다시 개최된 공연에 의미와 감동을 더했다. 특히 '너와 나' 무대에서 멤버들은 팬들을 보고 울컥하기도 했다.
멤버들의 개인 무대는 더 특별했다. 강타는 'Right Here Waiting'으로 가을 감성에 맞는 무대를 꾸몄으며, 장우혁은 '시간이 멈춘 날'과 '지지 않는 태양'으로 녹슬지 않는 춤 실력을 자랑했다. 토니안은 신곡 'HOT Knight'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문희준은 'Pioneer'로 '원조 춤꾼'다운 모습을 보여줬고, 이재원은 'I'm So Hot'과 'A Better Day'로 랩 실력을 뽐냈다.
공연에서는 브릿지 영상 역시 적절히 활용됐다. 몇몇 영상은 H.O.T.의 과거 모습을 보여줘 팬들을 1990년대로 소환하는가 하면, 후반부에서는 다시 뭉친 H.O.T.의 현재를 보여줘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갈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다. 무대 전 나오는 영상은 무대 몰입도를 더 높였다. 팬들은 야광봉으로 흰색 물결을 만들어 공연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콘서트 말미 토니는 "기분이 색다르다. 여러분이 주시는 눈빛, 사랑해주시는 마음이 다 전해진다. 진짜 아쉽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장우혁은 "선물을 드리려고 했는데 반대로 우리가 선물을 받았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문희준은 "우리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으며, 이재원은 "여러분과 함께 하니 시간이 금방 간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강타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지 않았는데… 오늘 믿게 됐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여러분 사랑해요"라고 외쳐 팬들을 감동하게 했다.
17년 만에 모인 H.O.T.는 어색하지 않았다. 전성기 당시 기량으로 퍼포먼스를 소환하는가 하면, 변함 없는 입담과 팀워크로 환상의 '케미'를 보여줬다. 순식간에 20년 전으로 소환된 팬들는 H.O.T.와 함께 콘서트를 즐기며 추억을 곱씹었다. 또한 H.O.T.와 팬들은 앞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갈 것을 약속해 다시 쓸 이들의 역사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H.O.T.는 지난 1996년 1집 'We Hate All Kinds Of Violence'로 데뷔한 이후 '전사의 후예', '캔디', '행복', '빛', '늑대와 양', '아이야', '아웃사이드 캐슬'을 비롯해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이후 2001년 5월 해체했으나, 올해 2월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3' 특집을 통해 다시 뭉친 뒤 긴 시간 논의 끝에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를 개최하게 됐다.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는 13~14일 양일간 진행된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2001년 2월27일 진행된 H.O.T.의 콘서트 이후 17년 만에 열리는 단독 콘서트로, 지난달 티켓 오픈과 동시에 8만 석이 전석 매진돼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