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극본 윤경아/연출 심나연) 속 특유의 너스레와 미소로 시선을 사로잡은 신예 배우가 있다. 바로 김도완(24)이 그 주인공이다.
2017년 웹드라마 '열일곱'을 시작으로 드라마 '열두밤'(2018), 영화 '박화영'(2018), '걸캅스'(2019) 등에서 남다른 존재감으로 눈도장을 찍은 김도완은 올여름 풋풋한 청춘을 그려낸 학원물에서 다시 한번 교복을 입고 돌아왔다. 그는 능청스럽지만 얄밉지 않은 조상훈을 탁월하게 표현해내며 안방극장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위태롭고 미숙한 청춘의 세상을 그대로 그려낸 '열여덟의 순간'에서 김도완은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쉬운 타고난 천재 조상훈 역을 맡았다. 조상훈은 마휘영(신승호 분)과 라이벌로 엮이지만, 마휘영의 성적 비리와 절도 등 그의 숨겨진 모습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시종일관 자신만만한 태도와 웃음소리, 의미심장한 미소로 극에 긴장감을 부여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김도완은 조상훈을 떠올리게 하는 미소를 시종일관 지었다. 학생에서 벗어난 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고등학생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김도완은 능청스러운 상훈이와 닮은 것 같다는 말에 "1%도 닮지 않았어요. 상훈이는 똑똑하잖아요"라며 웃어 보였다.
▶시원하면서도 아쉽기도 해요. 2주 정도 지났는데 실감이 나지 않아요. 여전히 저희 단톡방에서 떠들고 있어서, 아직도 드라마 찍고 있는 것 같아요. 각자 떠들면서 얘기하는데, 또래이다 보니까 대화도 잘 되고, 단합도 잘 된 것 같아요. 복합적인 감정이 들어요. 상훈이 말투도 아직 남아있는 느낌이에요.
-수학 천재인 조상훈 역할을 위해 어떤 걸 준비했나요.
▶외적으로는 (마)휘영이한테 밀리지 않아야겠다 싶었어요. 휘영이가 정말 크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운동을 해서 몸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상훈이의 업된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서, 저도 촬영 전에는 신나는 노래만 계속 들었죠. 분위기에 압도당하지 않고 겁먹지 않으려고 했어요. 웃음소리도 얄미우면서도, 능청스럽고 자신만만해 보이려고 생각을 많이 했죠.
-상훈이와 닮은 점이 있었나요.
▶아뇨 전혀요. 1%도 안 닮은 것 같아요. 상훈이는 머리가 좋고, 똑똑하고 능청스럽고. 뭐랄까, 누구한테든 치근덕댈 수 있는 캐릭터인데 사실 저는 워낙 내성적이고 말수도 없는 편이고 잘 웃지도 않아요. 그리고 상훈이가 수학 천재잖아요. 제가 수학을 못해서. 하하.
▶저와 정반대 성격인데, 오히려 반대 성격이 더 재밌게 연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한테 다 있는 모습이긴한데, 쑥스러워서 못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고, 안 해봐서 못 보여줄 수도 있는 모습들인데 드라마에서는 뭘 해도 되니까요. 이 인물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했는데 스트레스도 풀렸고, 너무 재밌었어요. 무언가 해소된 느낌이었어요.
-드라마에서 중간에 성적 조작 문제로 잠시 전학을 갈 뻔했는데.
▶사실, 원래 전 8부까지만 나오고 전학 가는 거였어요. 그런데 중간에 회식 자리에서 제가 작가님, 감독님과 상훈이에 대해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눴는데, 다음날 감독님이 '끝까지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무사히 돌아왔어요. 하마터면 오리배 타고 못 돌아올 뻔했어요. (웃음) 감독님은 돌아오게 되면 휘영이 사건에서 일조하게 될 거라고만 얘기해주셨어요.
-전작들에 이어서 또 교복 입은 연기를 했네요.
▶그래도 또 색달랐어요. 다른 캐릭터이다 보니까. 교복을 자유롭게 입은 느낌이에요. 단추도 잠그지 않았고요. 이전과는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상훈이는 연기할 때 조금 더 친근감이 들어야 할 것 같아서 표현은 못 하지만 속이 깊은 친구라 그런 부분을 신경 썼죠. 마냥 밉상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런데 '박화영' 때는 무리 생활에만 신경 쓴 캐릭터라 이번과는 많이 달랐죠.
▶마냥 놀리고 밉기만 한 친구로 보이지 않을까, 제가 생각한 상훈이는 속도 깊고 따뜻함도 있는 친구인데 그 부분에 있어서 걱정이 커서 더 많이 준비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전 댓글을 안 보는 편인데 어머니가 계속 '상훈이가 사이다래'라고 하시면서 보여주셨어요. 칭찬을 보니 기분이 좋고 감사했죠. 감독님이 뭘 해도 좋다고 해주셨는데 그래서 더 좋아진 것 같아요.
-혹시 아쉬운 부분은 있었나요.
▶상훈이의 이야기 자체에는 아쉬움이 없어요. 최선을 다해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서는 전혀 없었죠. 그런데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40점 정도. 사실 매번 아쉬워요. 안 해봤던 시도를 해서 더 좋아진 느낌이지만, 스스로 훌륭한 연기를 했다고는 못하겠어요. 아, 저 혼자 러브라인이 없었는데 계속 투덜댔어요. 다른 반이라 외롭더라고요.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부족했어요. 러브라인이 없어서 진짜 아주 아쉽고 속상했어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