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첫 방송이 자극적인 소재를 풀어내면서 주말 안방에서 보기에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과 여성을 물건 취급하는 재벌 3세의 발언 등으로 이번에도 주말극이 막장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상을 줬다.
지난 28일 오후 7시55분 처음 방송된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극본 배유미/연출 한준서) 1~2회에서는 김청아(설인아 분)와 김설아(조윤희 분) 자매가 2009년 여름을 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청아는 수능을 앞둔 고등학생이었고, 김설아는 방송국 아나운서였다.
이날 김청아는 '왕따'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몸 곳곳에는 피멍이 들어있었고,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지만 부모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그는 엄마 선우영애(김미숙 분)에게 쪽지를 남기고 어딘가로 떠났다. 그가 간 곳은 구준휘(김재영 분)의 동생 구준겸(진호은 분)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었다. 두 사람은 동반 자살을 약속하고 기차역에서 처음 만났다. 구준겸은 김청아에게 번개탄은 갖고 왔으나 청테이프가 없다는 사실을 말했고, 김청아는 수면제를 준비해왔다고 말해 이들이 자살을 결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김청아와 구준겸은 한 펜션으로 갔다. 펜션에서 경치를 바라보던 둘은 자신들이 죽으려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청아는 "나 왕따야. 2년 쯤 됐나. 반년만 견디면 졸업인데 못 견디겠어"라고 말했다. 구준겸은 "나. 괴물이 돼버렸거든. 나 사람을 잡아먹어. 한 명, 두 명, 우리 엄마까지 세 명. 한 명이 죽었다. 며칠 전에"라고 고백했지만, 김청아는 "재미없다"며 믿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두 사람은 떡볶이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청아가 잠든 사이 구준겸이 일어났고, 그는 강가로 걸어들어갔다.
김청아는 잠에서 깬 후 구준겸이 "넌 꼭 살아야 돼. 넌 피해자니까. 내 몫까지 살아줘. 내가 항상 지켜줄게"라고 남긴 편지를 보게 됐다. 그는 강가로 달려갔고, 강가 앞에 놓인 구준겸의 운동화를 발견하고 물에 뛰어들었다. 물에 가라앉은 구준겸을 발견한 김청아. 심폐소생을 시도했지만 구준겸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김청아는 선우영애의 전화를 받았고, 선우영애는 심상찮은 상황이라는 걸 직감하고 김청아에게 갔다. 선우영애는 딸 김청아가 살아있는 것에 안도하며 그를 끌어안고는 "(구준겸은) 사고로 죽은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선우영애는 김청아를 자살방조범으로 둘 수 없었다. 그는 "갑자기 일어난 사고였다"며 "얘가 널 좋아해서 둘이 놀러온 것"이라고 김청아에게 상황을 인지시켰다. 그러면서 "얘가 자살로 죽었다고 하면 얘 엄마 못 산다"며 "사고로 죽은 거야. 사고사라고"라며 재차 김청아를 설득시켰다. 이후 선우영애는 "사고로 신고하라"며 김청아를 재촉했고, 김청아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다 손을 부여잡고 경찰에 신고하려 휴대전화를 들었다. 예고편에는 구준겸의 모친인 홍유라(나영희 분)가 오열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어떤 상황이 이어졌을지 궁금증을 더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재벌 3세 도진우(오민석 분)과 김설아(조윤희 분)의 관계가 시작되는 과정과 더불어 김설아를 '물건'으로 지칭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앞서 도전우는 김설아와 피트니스 센터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상태. 도진우는 엄마 홍화영(박해미 분)과 TV를 보다 김설아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는 홍화영에게 "쟤 어때?"라고 물으며 "웃는 게 예쁘네. 쟤 우리 집에 갖다 놓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스타일"이라며 "사귀지 말라 해도 사귈 거다"라고 했다. 이에 홍화영은 "하자 있는 물건인지 확인부터 하고"라고 했지만 도진우는 "속도 꽉 찬 물건 같은데"라며 흥미로워 하는 눈빛을 보였다.
그간 지상파 주말드라마는 막장 및 자극적 소재들을 앞세워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은 적이 적지않다. 한준서 PD도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주말극에서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소재들을 사용한 게 사실이다. 그게 우리들의 딜레마"라며 "우리 드라마는 과거 주말극과 맥을 달리하는, 차별화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 "드라마가 전개되면 차이점 있을 것이다. 막장, 출생의 비밀 같은 소재에 우리는 익숙하지 않다. 그런 이야기들 많이 봐오셨으니 우리는 안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벌가 입성에 대한 김설아의 강렬한 욕망뿐 아니라 동반 자살 등 자극적인 소재가 첫 방송에서 등장하면서 추후 어떤 이야기로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